'변동직불금' 지급 차일피일… 태풍이어 두 번 우는 농민들

황준성 기자

발행일 2019-10-14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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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매 기다리는 긴 줄
정부와 정치권이 지난해 결정했어야 할 쌀 목표가격을 아직도 못 정해 올해 변동직불금(쌀값 보조금)을 정산받지 못한 농민들이 태풍피해와 수매가 하락 등이 겹치며 이중고를 겪을 처지에 놓였다. 본격적인 쌀 수확기에 접어든 13일 오후 화성시 비봉면 수라청연합농협미곡처리장(RPC) 입구에 수매를 기다리는 농민들이 수확한 벼를 가득 실은 트럭을 몰고 길게 줄지어 서 있다.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국회서 '목표가격' 아직 산정 안돼
늦으면 내년 초까지 미뤄질 우려도
평균 수백만원… 영세농가 '치명타'


태풍 피해로 농민들의 수확 걱정이 큰데다 지난해 결정됐어야 할 쌀 목표가격(2018~2022년산)마저 아직도 산정되지 않아 올해 변동직불금 지급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농민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여야 간사들은 지난달에도 '2018~2022년산' 쌀 목표가격을 결정하지 못했다.

10월은 국정감사 기간인 만큼 아무리 빨라야 올해 말, 늦으면 내년 초까지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여야는 이번 쌀 목표가격의 대략적인 범위에 대해 올해 초 80㎏ 기준 20만6천~22만6천원 사이로 정했지만 세부 논의과정에서 이견을 나타내며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농가의 소득 안정을 위해 지난 2005년부터 쌀값의 목표가격을 5년마다 설정하고 그 이하로 내려갈 경우 그다음 해 3월께 차액분의 85%를 보상하고 있다.

하지만 쌀 목표가격 산정이 늦어지면서 올해 변동직불금을 지급받지 못한 가운데 태풍 등으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안은채 힘겹게 버틸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지급액이 평균 수백만원에 달해 영세 농민이 받는 타격은 더 큰 실정이다.

실제로 2017년 3월에 지급된 '2016년산 쌀 소득보전 변동직불금'을 보면 전국 기준 대상자는 전체 농가 수 108만9천명의 63%인 68만4천명이다. 면적은 전체 77만9천㏊의 91%인 70만6천㏊에 달한다. 지급금액은 총 1조4천900억원이다.

사실상 대부분의 농민이 변동직불금을 받은 셈이다.

같은 기간 경기도도 재배면적 6만2천824㏊에서 7만145명이 총 1천326억원을 받았다. 1㏊당 211만원 꼴이다. 전남(3천201억원), 충남(2천743억원), 전북(2천501억원), 경북(1천970억원)에 이어 5번째 높은 규모다.

게다가 경기도는 고령 농가가 많고 쌀 목표가격 결정 지연 속에 최근엔 쌀값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소득 보전에 대한 불안감마저 감돈다.

도내의 한 농민은 "연초 들어오는 변동직불금을 믿고 비료 구입, 농기계 정비 등을 외상으로 했는데 아직도 들어오지 않아 빚만 떠안고 있다"며 "수확철에 농기계 대여비와 인건비 등이 크게 들어가는데 정부와 국회는 자기 밥그릇 싸움만 하는 것 같아서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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