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여명 수사선상 '화성연쇄살인'… 일부 누명에 비극

정신이상 증세뒤 '극단적 선택'… "꿈에 봤다" 제보에 조사받기도

김동필 기자

발행일 2019-10-14 제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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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0차 용의 대상자 목숨 끊어
3차 증거물서 이씨 DNA 발견
8차 토끼풀 등 증거능력 의문

화성연쇄살인사건 3차 사건 증거물에서 사건 용의자로 특정된 이모(56)씨의 DNA가 확인됐으나, 8차 사건은 증거부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8차 사건은 이씨의 자백으로 진범 논란이 불거지면서 과거 억울한 누명을 썼던 사람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3차 사건 증거물에서 이씨의 DNA가 검출됐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이로써 화성 살인 사건 중 이씨의 DNA는 3차·4차·5차·7차·9차 등 5건의 살인사건에서 발견돼, 전체 사건 중 절반에서 이씨의 DNA가 확인됐다.

3차 사건은 1986년 12월 실종된 20대 주부가 131일 만에 옷가지로 결박당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경찰은 진범 논란이 불거진 8차 사건 잔여 증거물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검증 의뢰해 둔 상태지만, 토끼풀 등 증거물로서의 가치가 현격히 떨어져 DNA 검출이 될지는 알 수 없다. 의뢰한 감정을 마치면 2차 사건에 대한 증거물 감정을 의뢰할 방침이다.

한편 8차 사건 진범 논란이 일자, 과거 경찰의 강압수사에 못 이겨 억울한 누명을 썼던 사례도 재조명됐다.

1990년 11월 말 화성 9차 사건의 용의자로 차모(당시 38세)씨가 조사받았다. 차씨는 무혐의로 풀려난 뒤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다가 20여일 뒤인 12월 18일, 화성 병점역 부근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1991년 4월 17일에는 화성 10차 사건 용의자로 수사받은 장모(당시 33세)씨가 오산의 아파트 옥상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장씨는 추행 혐의로 입건된 전력과 환각제를 상습 복용했다는 이유로 용의자가 됐다.

1997년 2월 10일 숨진 채 발견된 김모(당시 45세)씨는 1987년 1월 화성 5차 사건 이후 감시를 받다, 1993년 1월께 한 재미교포가 자신의 '꿈'에 나왔다고 제보해 본격적인 조사를 받았다.

무혐의로 수사는 끝났지만, 술에 의지한 채 살아오다 건강 악화로 끝내 숨졌다. 화성 살인 사건의 수사대상자는 2만1천280명에 달한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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