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꽃]은방울꽃

권성훈

발행일 2019-10-15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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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는 언제나 달이 뜨고 바람 불어



사랑 그 아린 꽃물결이 일렁거려



랑데부, 환한 손과 손 마주 잡고 하냥 우네

이지엽(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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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사람은 크게 두 가지로 상대방을 의식하며 살아간다. 순수한 의미의 표면적인 것과 추상적인 관계의 정서적인 것으로, 한 인간은 한 인간을 마주한다. 누군가에게 자아의 존재를 증명한다는 것 또한 이러한 것들이 복합적으로 타자들에게 내재되어 있다는 말. 일상에서 만났다가 헤어졌다가 하는 수많은 사람들은 서로의 마음속에서 제각기 다른 '표정의 방'에 놓여있지 않겠는가. 마치 6월경 꽃을 피우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 풀 '은방울꽃'처럼 작은 가슴에서 나온 꽃대로 여러 개의 '감정의 꽃'을 매달고. 언제 끊어질 줄 모르는 희고 가냘픈 달걀 모양의 타원형으로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그러한 당신 '안에는 언제나 달이 뜨고 바람 불어' 홀로 존재하는 것. 만나지 못하는 사랑도 고독을 완수하는 꽃처럼 가슴으로 일렁이는 '그 아린 꽃물결'의 광장에서 '환한 손과 손 마주 잡고' 오늘 밤 남몰래 피어나고 있으니.

/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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