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경기도 '北이탈주민 1만명 시대'

끼니 거르고 병원 진료 못받고… 우리 곁에 있지만 '머나 먼 이웃'

강기정 기자

발행일 2019-10-15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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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한 해 수입 '2천만원 이하'
다수가 기본적 '의식주' 어려움
道, 내년 32억 편성 '지원 강화'

경기도내 북한이탈주민 수가 1만명을 돌파했다. 1만명 시대를 맞았지만 여전히 이들 다수는 가깝고도 먼, 우리 사회의 '주변인'으로 맴돌고 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탈북 모자가 숨진 채 발견된 게 불과 두달 전이다. 북한을 이탈한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해도 학업에 적응하지 못한 채 중도 포기하는 사례 역시 적지 않은 실정(8월12일자 8면 보도)이다.

14일 경기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도에 거주하는 북한이탈주민은 1만33명이다. 국내 북한이탈주민(3만3천여명) 3명 중 1명이 경기도에 있는 셈이다.

그러나 '1만명 시대'의 현주소는 밝지만은 않다. 남북하나재단의 지난해 '북한이탈주민실태조사'에 따르면 경기도내 북한이탈주민 중 1.5%는 지난 1년간 돈이 없어서 끼니를 거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7.2%는 지난 1년간 병원비가 부담돼 진료를 받지 못한 경험이 있었다.

8.8%는 공과금을 제때 내지 못하기도 했다. 35.7%는 한 해에 2천만원도 벌지 못했고 이와 맞물려 23.3%는 한 달에 평균 100만원도 지출하지 않고 있었다.

22.3%는 생활비 중 식비가 가장 부담된다고 했고, 14%는 냉·난방비나 수도비 등 주거관련 비용에 부담을 느낀다고 했다.

다수의 북한이탈주민들이 의식주, 즉 가장 기본적인 생활에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한 탈북민 단체 관계자는 "많은 북한이탈주민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것도 문제지만 탈북민들이 말문조차 닫으면 그런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을 밖에선 알지 못한다는 점도 시스템적으로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는 '1만명 시대'를 맞아 내년에 32억2천200만원을 편성해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착을 위한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도에 새롭게 전입하는 세대에 가전제품을 지원하는 한편, 지역사회 적응과 경제활동을 위한 각종 교육을 진행한다.

또 수원·의정부 2곳에서 운영 중인 북한이탈주민 돌봄 상담센터와 하나센터에서 생활밀착형 종합 지원·사례 관리를 실시한다.

지속적으로 생활고와 심리적 고립 등을 겪는 북한이탈주민을 발굴해 지원하는 한편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신명섭 도 평화협력국장은 "북한이탈주민이 남한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경기도가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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