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초소를 피해 김포 운양동쪽에서 누산리 마을길을 운행하고 있는 얌체차량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
김포시 9곳 운영, 일부 정체 유발
인근도로 우회 많아 제 기능 못해
동원 공무원 피로누적 '축소 의견'
살처분 종료… 市 "지침 따라야"
"차에 약품 묻는 것도 싫고 초소 쪽 길은 출근 시간에 아예 움직일 생각을 안 해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두 차례 확진 판정을 받은 김포지역에서 상당수 차량이 방역망을 피해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에 동원된 공무원들의 피로도가 극심한 데다, 이달 초 관내 모든 돼지를 처분한 만큼 초소를 현실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포시는 지난 9월 23일 통진읍 가현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나자 공무원과 용역인력 등 하루 평균 170명을 투입해 총 24개 방역초소를 운영해왔다.
이후 지난 4일까지 관내 4만5천여마리의 돼지 전량을 살처분·수매했고, 14일부터는 주요 길목 9개소에서만 초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얌체 운전자들이 피해 다니는 초소는 운양동~하성면 구간 제방도로 중간지점인 양촌읍 누산리에 설치돼 있다. 서울 올림픽대로와 일산대교 등지로 진출입하는 차량의 방역을 담당하는 곳이다.
그러나 도로가 협소한 탓에 초소 운영 이후 출·퇴근시간대 정체가 빚어졌고, 이에 따라 초소를 우회할 수 있는 양촌읍 누산리~하성면 봉성리 구간 마을 길에 때아닌 차량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출근 시간인 15일 오전 8시 10분께 공장이 밀집한 하성면 방향으로 이 길에서만 5분간 82대가 통과했다. 근처에서 소매점을 운영하는 주민은 "퇴근 시간에는 역방향으로 차들이 몰린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이처럼 제 기능을 못 하는 초소를 축소하고 시 경계 방역에 집중하는 식으로 효율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하지만, 시는 정부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시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업무 과중에 시달려왔고, 돼지 매몰작업도 끝남에 따라 초소운영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더 줄이고 싶어도 검역본부에서 현장 점검을 나와 제안을 하면 무시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 특별방역지침까지 겹쳐 철새도래지인 누산리 초소는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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