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 사건 증명할 '증거물과 숨바꼭질'

실마리 풀린 화성연쇄살인사건, 경찰의 새로운 숙제

이원근 기자

발행일 2019-10-16 제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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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달 25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마련된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 /연합뉴스


이춘재 DNA, 5건에서만 검출
1·6차는 관련 물증도 확보안돼
警, 우선 입건·피의자 신분조사
8차 수사기록 공개 청구는 거부


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된 이춘재(56)가 경찰에 입건된 가운데 총 14건을 자백했다.

15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씨가 자백한 14건의 살인 사건은 10차례에 걸쳐 자행된 화성 연쇄 살인사건을 비롯해 장기미제사건으로 남아있었던 1987년 수원 여고생 살인사건, 1989년 화성 초등학생 실종사건, 1991년 청주 법대동 여고생 살인사건, 청주 남주동 부녀자 살인사건도 포함됐다.

이씨는 경찰이 DNA 감정 결과를 제시한 뒤 자백 진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DNA가 확인된 5개 사건에 대해 우선 입건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나머지 사건에 대해서도 추가로 입건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상자를 피의자로 입건하여 범죄 혐의 규명을 위한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며 "공소시효가 지났더라도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인일보도 경찰이 피의자로 입건함에 따라 이춘재의 실명을 공개해 사건 진행 상황에 대해 추가 보도하기로 결정했다.

■ 경찰이 풀어야 하는 과제는?

경찰은 이 씨 자백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증거를 확보하는 작업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씨의 DNA와 일치한다고 파악된 사건은 화성 연쇄 살인 사건 중 3차, 4차, 5차, 7차, 9차 등 5건이다.

현재 1차와 6차 사건은 증거물이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며 화성 연쇄 살인사건 이외의 4건의 경우에는 이 씨의 범행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물이나 기록물이 현재까지 충분하게 확보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경찰은 이씨가 4개의 사건들도 화성 연쇄 살인사건과 마찬가지로 그림을 그려가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등 자백의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추가 증거물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는 8차 사건과 관련된 증거물을 감정하고 있으며 감정 결과가 나오는 대로 다른 사건에서 확보한 증거물을 국과수에 감정의뢰 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14개 사건들은 장소, 지역 등에 대해 그림을 그려가면서 본인이 자발적인 진술을 하고 있다"며 "강간이나 강간미수 사건의 경우에도 구체적인 진술을 이끌어 내는 방식으로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씨의 혈액형(O형)과 당시 9차 사건에서 검출된 혈액형(B형)이 다른 점, 8차 사건에서 비롯된 강압 수사 여부 등도 경찰이 추가로 밝혀야 하는 대목이다.

경찰은 "과거 수사 과정에서 도출하는 모든 문제점에 대해 한점의 의혹도 없도록 밝혀 나갈 예정"이라며 "이번이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규명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진실규명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8차 사건에 이춘재가 자신이 진범이라고 자백하면서 억울한 감옥살이를 했다고 주장하는 윤모(52)씨 재심 변호를 맡은 박준영 변호사는 이날 경찰에 당시 수사기록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하지만 경찰은 수사기록에 대한 정보공개를 거부하고 8차 사건에 대한 진범여부도 수사중이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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