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진퇴를 놓고 결정하기란 쉽지가 않다. 그래서 사람들은 고인들의 행적을 거울로 삼아 자기의 진퇴를 결정하는데 참고하기도 한다.
맹자에 보면 백이, 이윤, 유하혜, 공자 네 분의 처세를 모델로 삼아 소개하기도 하였다. 각자마다 자신의 철학과 성격이 있기 때문에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그저 자기가 지니고 있는 철학에 따라 진퇴를 결정할 뿐이다. 맑다는 '청(淸)'을 진퇴의 기준으로 삼았던 백이는 흐리다는 '탁(濁)'한 조정에는 출사하지 않았다.
반면 조화롭다는 화(和)를 진퇴의 기준으로 삼았던 유하혜는 탁한 세속과도 능히 섞일 수 있는 성품의 소유자였다. 그리고 책임진다는 '임(任)'을 진퇴의 기준으로 삼았던 이윤은 사람들을 이끌어주어야 한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이 강한 사람이었다.
그러므로 나아가고 물러감은 획일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 주역에서는 용이 하늘에 날아서 풍운조화를 부리기 전 단계에 대해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해 공자는 "나아가고 물러남에 일정함이 없음은 무리를 이탈하여 삿된 짓을 하려함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사람은 누구든 자신의 능력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에 사용해 보고 싶은 욕구가 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진퇴(進退)에 일정함이 없다는 것은 큰 허물이 아니다. 다만 맹자가 공자를 때를 아는 성인이라 하였듯이 진퇴를 함에는 때를 잘 살펴야지 그렇지 않으면 여러 가지 허물만 남길 수 있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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