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비율 0.8%… 제구실 못하는 '담합분석시스템'

손성배 기자

발행일 2019-10-18 제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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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4189건중 33건 공정위 의뢰
계약유형 미반영·심사 장기 방치
조달청, 유지비만 매년 2600만원
"미처리 사안 국감서 경위 따질 것"

조달청이 매년 수천만원을 들여 운영하는 '담합통계분석시스템'이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경협(부천 원미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담합통계분석시스템이 최근 5년간 추출한 담합의심 계약 4천189건 중 공정거래위원회에 의뢰한 조사 건수는 33건(0.8%)에 불과했다.

담합통계분석시스템은 입찰정보를 이용해 담합행위 의심 건을 자동으로 추출하는 시스템이다. 8천만원을 들여 지난 2014년 10월 도입한 뒤 매년 유지관리비로 2천600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담합의심 척도 점수가 80점 이상으로 표시된 계약은 조달청 계약부서 담당자가 정성평가를 하고, 정성평가에서도 80점 이상이면 심의기구를 거쳐 공정위에 조사의뢰를 하는 절차를 밟는다.

시스템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추출되더라도 담당자가 평가하는 과정에서 담합이 아닌 것으로 판정된다는 의미다.

도입 이듬해인 2015년 1천359건 중 조사 의뢰한 담합의심 계약은 11건에 불과했다. 2016년엔 1천586건 중 6건으로 비율이 더 낮아졌다. 최근 3년간 추출·조사의뢰 건도 제자리걸음이다.

2017년 424건 중 8건, 지난해 310건 중 4건, 올해 8월까지 396건 중 3건에 그쳐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담합통계분석시스템이 계약 유형에 따른 특성을 반영하지 않아 담합행위 의심 계약을 제대로 추출하지 못한다는 업계의 문제 제기도 있다.

실제 협상 계약의 경우 전체 계약 건 중 약 11%에서 담합 징후가 있는 것으로 추출·분류해 애초에 시스템 구축 단계에서부터 부실했다는 것이다. 분석시스템에서 추출된 건을 담당자가 심사하지 않고 오랜 기간 방치한 사실도 확인됐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해 5월 장기 미처리 추출 건을 조속히 처리하라고 지적했다. 조달청은 2015년에 추출된 1건 등을 포함해 최근까지 80건을 방치하다 최근에서야 공정위에 조사의뢰하지 않는 것으로 일괄 처리했다.

김 의원은 "장기 미처리 사안을 일괄 조사하지 않기로 한 것은 국정감사를 통해 경위를 정밀하게 따질 것"이라며 "근본적으로 담합의심분석시스템의 정확도를 높이고 시스템 추출에 보다 전문적 분석능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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