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로호' 정병덕 씨와 윤정해 씨. /KBS 제공 |
정병덕·윤정해 부부가 인공호수 '파로호'에 관한 이야기를 고백했다.
21일 방송된 KBS 1TV '인간극장'에서는 60여 년 평생을 노 저어가며 그물질을 해온 정병덕 씨와 윤정해 씨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 등장한 정병덕, 윤정해 부부는 열다섯, 열아홉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정략결혼으로 함께 살기 시작했다. 시어머니의 각별한 사랑으로 고된 시집살이도 견뎌온 정해 씨는 첫딸 옥분이를 열다섯 살이 되던 해, 파로호에서 잃었다.
가난했던 시절, 첫 딸 밑으로 줄줄이 육 남매와 식솔 많은 시집 살림을 꾸려야 했던 부부는 참척의 고통 속에서도 그물질을 멈출 수 없었다.
그로부터 세월이 흘러 팔순을 넘긴 나이지만 부부는 딸을 잃었음에도 육 남매를 길러내고, 부부의 삶을 이어온 파로호에 여전히 기대어 산다.
정병덕은 61년째 노를 젓는 어부다. 두 사람은 말로 하지 않아도 척척 맞는 호흡을 자랑했다. 두 사람은 "파로호는 생명의 은인과 똑같다. 우리 식구를 다 살린 거나 다름없다"라며 팔순이 넘은 나이까지 그물질을 멈출 수 없는 이유라고 밝혔다.
파로호는 1944년 건설된 화천 댐이 완공되면서 형성된 인공호수.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과 화천읍 인근에 있다. 유역면적 3,901㎢. 원래 명칭은 대붕호(大鵬湖), 혹은 화천호(華川湖)였다.
그러나 6·25 전쟁중이었던 1951년 5월 인근에서 한국군과 미국군이 중국군을 격파한 곳이라고 하여 1955년 이승만 대통령이 '파로호(破虜湖)'라는 이름을 붙이고 친필 휘호를 내린 이후, 파로호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파로호 북쪽 상류 24km 지점에는 평화의 댐과 세계 평화의 종 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약 1,000평 규모의 세계 평화의 종 공원에는 세계 60여 분쟁국가에서 보내온 탄피와 각국의 종, 한국전쟁 유해 발굴작업에서 발견된 탄피를 녹여 만든 높이 4.7m, 무게 37.5t 규모의 동종이 설치되어 있다.
/편지수기자 pyunjs@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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