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살포 건설사 관급공사 낙찰… 국가기관 영업정지 제재 없었다

손성배 기자

발행일 2019-10-22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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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청·한전 등 수뢰 후 처분안해
권익위 규정 신설 요구엔 '침묵'도
김경협 의원 "법령 시급히 개정을"

뇌물수수사건에 휘말린 건설사가 아무런 제재없이 관급공사를 따낸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경협(부천원미갑) 의원실이 조달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계룡산업건설 임원 A씨는 지난 2010년 조달청 심사위원 B씨에게 뇌물 2천만원을 전달해 형사처벌을 받고 건설사는 입찰제한 제재를 받았다.

하지만 뇌물을 전달한 건설사에 영업정지 처분을 하지 않았고, 해당 건설사는 지난 2017년 3천억원대 규모의 서울 한국은행 통합별관공사 낙찰예정자로 선정됐다.

국가기관의 '영업정지 제재'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건설산업기본법'은 뇌물 건설사에 형사처벌·입찰제한 제재와 별개로 영업정지 처분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영업정지 처분 대상 규정을 법령에 명시하지 않은 업태다.

전기공사업법과 정보통신사업법, 소방시설공사업법에 영업정지 제재 부과 조문이 없어 뇌물을 공여한 업체의 관급공사 수주를 막을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전기공사업법 관련 한국전력공사가 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 2015~2018년 20개 업체가 한전에 3억4천197만원의 뇌물을 공여해 부정당제재를 받았지만, 영업정지 처분은 받지 않았다.

지난 2016년 평택지역 전력구(터널)공사 설계용역을 맡은 와콘엔지니어링도 한전 발주 공사를 수주하고 뇌물을 공여했으나 부정당제재만 받고 영업정지는 피했다.

전기공사업법에 영업정지 제재를 부과하는 법 조문이 아예 없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에 지난해 2월 전기공사업법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정보통신사업법 관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방시설공사업법 소관인 소방청에 뇌물 공여 업체에 대한 영업정지 규정을 올해 2월까지 마련하도록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그러나 처리시한을 8개월 넘긴 상태로 이날 현재까지 법령 개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국가기관이 자의적 해석으로 영업정지 절차를 무력화해서는 안 된다"며 "건설산업기본법외 공사 법령을 시급히 개정해 공공조달 건설입찰 전반의 뇌물 범죄를 차단하고 분야별 제재 형평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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