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2025년 매립지 종료' 민·관·정 뭉쳤지만… 폐기물시설 '내부 갈등' 시한폭탄

김민재 기자

발행일 2019-10-23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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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구 합의에 대책위 구성 불구
소각장등 입지선정 파열음 예상

정치 셈법·지역 이기주의 변수로
분열땐 환경부·서울시만 좋은 일

인천시가 추진하는 서구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2025년 종료 정책에 인천 정치권과 주민, 시민단체가 일제히 가세해 힘을 실어 주고 있다.

하지만 결국 각자 이해 관계에 따라 불협화음을 내며 다른 목소리를 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치 셈법, 지역 이기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배가 산으로 가는 상황을 연출할 수도 있다.

민선 7기 인천시는 1992년부터 서울시·경기도와 공동으로 사용해왔던 서구 수도권매립지를 2025년 종료하기로 하고, '폐기물 발생지 처리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자체 매립지 입지 선정과 소각시설 확충 사업을 위한 용역에 착수했고, 10개 군·구 단체장은 폐기물 정책 전환을 위한 공동 합의를 했다. 또 공론화위원회는 1호 안건으로 폐기물 처리 문제를 채택하기도 했다.

민간 영역에서도 인천시 정책 결정을 환영하며 서구 주민 단체를 중심으로 한 매립지 종료 대책위가 꾸려졌고,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각종 시민단체도 범시민 운동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한 상태다. 지역 정치권도 매립지 종료의 당위성을 역설하며 환경부를 압박하고 있다.

민·관·정은 매립지 종료라는 한목소리를 내고는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인천시는 효율성을 위해 폐기물 시설의 광역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누군가는 떠안아야 하기에 각종 폐기물 처리시설의 입지 선정 과정에서 파열음이 예상된다.

이미 매립지와 소각장이 모두 있는 서구 내에서 입장이 갈린다. 수도권매립지를 품고 있는 검단 주민들은 기존 매립지 종료가 최우선이고, 소각장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반면 소각장이 있는 서구 청라 주민들은 매립지 종료와 별개로 청라 소각장을 폐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구 정치권은 한 발짝 더 나아가 매립지·소각장을 폐쇄하되 대체 시설이 서구여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총선이 바짝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역구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 이후 자체 매립지 후보지 윤곽이 드러나면 민선 단체장들의 눈치 싸움이 시작될 전망이다. 자체 매립지 로드맵에 따라 2020년 말에는 입지 선정이 완료되는데 이때부터 2022년 6월 지방선거까지 입지를 둘러싼 소모전이 빚어질 수 있다.

내부 분열을 바라는 쪽은 환경부와 서울시다. 인천시조차 내부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처지에서 수도권매립지 2025년 종료는 불가능하다며 사용 연장을 주장할 수 있다.

민선 5기와 6기 인천시도 바로 내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매립지 종료에 실패했다. 박남춘 시장이 "인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던 것도 바로 이를 의식해서다.

인천시는 갈등을 방지하기 위해 매립지 입지 선정에 쏠린 시선을 폐기물 정책의 대전환으로 돌려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도시의 성장을 위해서는 기초 생활 인프라 구축이 필수라는 점을 앞세우며 인식 개선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나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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