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단 권고… 업계 "우리와는 무관"

손원태 기자

입력 2019-10-23 11:3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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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해외에서 폐 손상 및 사망 사례가 지적된 액상형 전자담배에 '사용 중단'을 강력히 권고하자 업계는 수긍하면서도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판 중인 액상형 전자담배는 미국 브랜드 쥴 랩스의 '쥴', KT&G의 '릴 베이퍼'가 대표적이다.

쥴은 미국 시장 1위라는 유명세와 세련된 외관으로 지난 5월 국내 출시와 함께 화제를 낳기도 했다. KT&G는 쥴이 시장에서 주목받자 제품군을 다양화하는 차원에서 같은 달 릴 베이퍼를 출시했다.

쥴 랩스 관계자는 이날 정부 발표에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정부 우려에 깊이 공감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쥴 랩스는 그러면서도 자칫 액상형 전자담배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자사 이미지에 '불똥'이 튈까 긴장하는 분위기다.

쥴 랩스는 "미국 질병예방센터가 발표한 폐 질환 발병의 원인 물질은 THC(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과 비타민 E 화합물"이라며 "우리 제품에는 THC는 물론 대마초에서 추출한 어떠한 화학성분이나 비타민 E 화합물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을 강력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KT&G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도 "이날 발표는 소비자 국민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의 액상형 전자담배 조사 결과가 나오고 업체를 대상으로 조치가 나오면 충실히 따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스틱 또는 캡슐에 액상 카트리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자담배 업체들은 '이번에 문제가 된 액상형 제품과는 다른 제품'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차단막을 치고 나섰다.

전자담배에는 액상형 전자담배 외에도 궐련형 전자담배, 하이브리드형 제품군이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가 대표적이고, 하이브리드형 제품은 KT&G의 '릴 하이브리드'나 JTI의 '플룸테크' 등이 있다.

JTI는 지난달 30일 보도자료에서 "(우리는) 논란이 되는 액상형 전자담배와 무관하다"며 "중증 호흡기 질환 원인으로 추정되는 THC·비타민 E 아세테이트를 함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JTI는 또 "플룸테크는 '무(無) 니코틴' 액상을 저온 가열해 담뱃잎이 들어 있는 캡슐을 통해 증기를 생성하는 원리로 작동하는 하이브리드형 전자담배"라며 "미국에서 발생한 중증 호흡기 질환 등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사용 자제 권고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릴 하이브리드 역시 액상에 니코틴이 들어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쥴을 위시한 액상형 전자담배의 '반짝 인기'가 시들고 종래의 궐련형 전자담배, 아니면 아예 전통적인 궐련 담배로 소비자의 선호도가 돌아설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쥴이 화제는 높았지만 시장에서 낸 성과는 예상보다 낮았던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사태가 궐련형 전자담배에 반사 이익을 안겨다 줄지, 혹은 전자담배 전체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추이를 주시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손원태기자 wt2564@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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