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만 붙으면 비싸지네… 채식주의 노린 '상술 주의'

이준석 기자

발행일 2019-10-24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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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가죽에 '비건레더' 고가 판매
식물 고기·화장품 등 마케팅 악용

고기를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를 넘어 실크나 가죽같이 동물에서 원료를 얻은 제품마저 일절 사용하지 않는 '비건족'이 급증하면서 유통업계들이 이를 활용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인조가죽, 식물성 원료 등으로 제작된 제품을 '비건'이라는 타이틀로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등 상술 논란도 커지고 있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의류업체, 식품업체 등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비건족을 겨냥한 제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먼저 동원F&B는 미국 식물성 고기 생산 업체 비욘드미트와 독점 공급계약을 맺고 올해 초부터 소비자들에게 '더 비욘드버거'를 선보였다.

해당 제품은 현재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227g에 1만1천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는 같은 양의 한우보다도 훨씬 비싼 가격이라 한때 고가 논란을 일으켰다.

또 생활문화기업 LF는 지난 10월 첫 자체 여성 화장품 브랜드 '아떼(ATHE)'를 선보이면서 동물성 원료를 첨가하지 않고 제조과정에서도 동물 실험을 일절 진행하지 않은 비건 화장품을 출시했다.

해당 제품군의 가격은 클렌징류가 3만원대, 베이직 기초 케어가 5만~7만원대, 안티에이징케어가 10만원대, 메이크업류가 3만~5만원대 등으로 일반 제품보다 고가에 속한다.

이와 함께 국내 중견·중소의류업체들은 저마다 속칭 '레자'로 불리던 인조가죽으로 제작된 신발, 가방, 코트 등을 시장에 내놓고 있는데 '비건레더'라는 명칭을 붙여 일반 레자 제품보다 2~3배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실제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판매되고 있는 비건레더 에코백의 가격은 2만~4만원으로 1만~2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비슷한 크기의 인조가죽 에코백보다 월등히 비싸다. 원료나 외형은 다를 바 없지만 비건레더라는 명칭으로 프리미엄을 붙인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 우리나라에는 채식주의자도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해외의 영향을 받아 채식주의자는 물론 비건족도 늘고 있다"며 "이를 이용한 마케팅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는데 속임수와 다를 바 없는 상술도 기승을 부리고 있어 소비자는 원료와 가격을 비교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준석기자 ljs@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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