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분야 '개도국' 포기 무게, 바빠진 지자체… 등돌린 농심

김준석 기자

발행일 2019-10-24 제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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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관세·보조금 축소 불가피
道 '농민 기본소득' 등 충당 추진
美 '독자 중단'땐 더 큰 파장 예상
정부 대책에도 농가 "몰락" 반발


농업분야 '개발도상국 지위 문제' 논의를 위한 간담회가 무산될 만큼 농민 반발이 거센(10월 23일자 2면 보도)데도 정부가 결국 지위를 포기하는 방향으로 무게를 두면서 지자체들도 대책 마련에 바빠지고 있다.

경기도 등 광역지자체들은 지위 포기에 따른 향후 수입 농산물 관세율 하락과 농가 보조금 축소가 불가피한 만큼 다른 방향으로 소득을 보전하는 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는 도입 초읽기에 들어간 농민 기본소득제가 향후 농가 보조금을 충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소득을 보전할 수 있는 다른 안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라남도와 다른 광역지자체들도 도 차원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농민들의 농심을 돌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농민들은 개도국 지위를 잃으면 수입 농산물과의 가격 등 규모의 경쟁에서 밀릴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의 소득 보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농업의 미래가 잘못된 판단으로 좌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우리 정부도 미국 통상 압박과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에서의 손실 우려와 소득피해 등 농가 반발 사이에서 지위 유지 결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 유지 여부와 관련 "조만간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장관들과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위 포기에 힘이 실리는 것은 사실이다. 23일로 정해진 시한까지 지위 포기 결정 등이 없을 경우 미국 정부 차원에서 독자적 중단 조치에 나서겠다고 해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는 것보다 더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킬 수 있어서다.

앞서 대만·브라질·싱가포르·아랍에미리트연합 등은 미국의 협박 아닌 협박에 이미 지위를 포기하기로 했다.

문제는 농민들의 반발이다. 지위를 잃어도 10년 후가 될 수 있는 다음 협상까지는 혜택이 유지돼 피해가 없고, 현재 도입 추진 중인 공익형 직불제가 보조금 축소분을 충당할 수 있다고 정부는 설명하지만 농민들을 납득 시키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농민단체들이 연대해 구성한 농민공동행동은 "한국 농업은 농산물 가격 폭락, 농가부채 악화 등으로 위기"라며 "여기에 개도국 지위까지 포기하면 우리 농업은 몰락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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