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국당 집권세력 실책에만 기생해선 희망없다

조국사태를 통해 진보의 민낯을 대면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 정치에서 큰 소득이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의 각종 불법, 편법 비리 의혹은 진보진영에 내재된 위선적 적폐가 만만치 않다는 점을 드러냈다. 또한 조국 일가를 덮어놓고 비호하는 여당과 진보진영 유명인사들은 정파적 이익이 이념적 가치를 압도하는 진보진영의 퇴행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조국사태가 초래한 진보진영의 위기를 주시하면서 국민은 당연히 대안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현실적인 대안 정당은 자유한국당이다. 하지만 국민 여론은 여전히 한국당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다. 한국당 스스로 국민 지지를 걷어차는 미숙한 정치행보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국 저격수라며 표창장을 수여하고, 공천가산점을 주니 마니 하면서 희희낙락하는 코미디는 보수정당의 품격이 엉망이라는 사실만 상기시켰다.

조국사태에 대한 국민 분노는 세상을 사는 상식의 파괴 때문이었다. 진영과 상관없이 국민을 위한다며 등 뒤로는 개인과 집단의 영달에 집착하는 모든 위선은 이제 광장과 거리의 심판대에 오를 것이다. 민주당은 조국사태로 당장의 직격탄을 맞았지만, 한국당도 언제든 여론의 심판에 오를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실감했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당 지도부는 조국 일가를 향한 국민분노에 편승했을 뿐, 분노한 민심을 수렴할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진보 정당의 위선에 분노한 민심은 보수 정당의 무능에도 차갑다. 오히려 여론을 수렴한 자기 혁신의 기운은 여당에서 활발하다. 민주당의 주목받는 초선의원들이 잇따라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진영의 혁신을 위한 발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반면에 한국당은 불출마 선언을 했던 인사들이 속속 입장을 바꿔 출마의사를 밝히고 있으니, 이미 자기 혁신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 한국당 의원들은 현 정권의 경제, 인사실패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유지되면 비관적이던 총선국면이 낙관적으로 바뀔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박근혜 탄핵국면 마저 정리하지 못한 과거형 정당이 이런 희망을 갖는다면 대단한 착각이다.

조국사태는 검찰과 법원의 영역으로 넘어갔다. 한국당은 정치적 약발이 다된 광장에서 철수해야 한다. 국민이 여당에 실망했다면 대안으로 야당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국당은 준비된 정당으로 존재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한국당이 자기 혁신을 외면한 채 집권세력의 실책에만 기생해서는 국민의 지지를 받기 힘들다. 국민은 위선 만큼이나 무능도 혐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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