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성단]"교통방송 주인이 누굽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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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요 언론들은 대통령 선거 때 지지후보를 공개한다. 지난 대선에선 57개 주요 언론이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했고, 트럼프 지지를 밝힌 건 이름 없는 지방지 2개뿐이었다. 특히 뉴욕타임스(NYT)는 사설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안되는 이유'를 밝혔다. NYT를 비롯한 미국 주류 언론에 대한 트럼프의 저주도 본격화 됐다. "망해가는 NYT"의 뉴스는 모두 "가짜"라고 몰아붙였다. 최근엔 연방정부·기관이 NYT와 워싱턴포스트 구독 중단을 검토중인 모양이다.

한달 전 아서 그레그 설즈버거 NYT 발행인이 참다못해 장문의 칼럼을 통해 트럼프가 집권후 트위터에서 600번 가량 '가짜 뉴스'를 언급했다며 "사실에 근거한 비판을 하는 저널리즘을 가짜뉴스로 몰아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트럼프의 '가짜 뉴스' 주장이 다른 나라 지도자들에게 전염되는 상황도 우려했다. "취재를 해보니 최근 들어 세계 50개국의 총리 등 지도자들이 '가짜 뉴스'라는 말을 사용하며 언론 자유 억압을 정당화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가짜 뉴스' 타령을 따라한 건 아닐테지만, 국내에서도 여권 인사를 중심으로 가짜 뉴스 논란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조국사태를 관통하면서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대변인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은 조국일가에 대한 비판, 추적보도를 가짜 뉴스로 낙인찍었고, 대통령은 구체적인 사례도 없이 언론의 자기성찰을 수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주류 언론으로부터 외면받는 트럼프와 달리, 체감상 친여 성향이 압도적인 국내 언론 지형을 감안하면, 가짜 뉴스의 폐해를 강조하는 여권의 주장은 엄살 같아 보인다.



그런데 최근 '김어준의 뉴스뵈이다'에 출연해 위험천만한 언론관을 드러낸 박원순 서울시장에 비하면 여권인사들의 가짜 뉴스 시비는 귀여울 정도다. 그는 '교통방송 사장 임명권자인 자기도 5번 밖에 못나왔을 정도'라며,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공정함을 강변했다. 그 과정에서 "교통방송이 누구거냐"고 물었고, 김어준은 "박원순 시장이라고 해줘야 돼"라고 관객을 부추겼다. 시민 혈세 300억원을 쓰는 공영언론이 처한 위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장면이다.

박 시장은 핀셋으로 뽑아내고 싶은 언론이 있는 모양이지만, 서울 시민들은 박 시장의 언론 철학을 의심하게 됐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어 박 시장에게 다시 묻는다. "교통방송 주인이 누굽니까?"

/윤인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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