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높은 체전, 낯뜨거운 인권침해 아직도…

송수은 기자

발행일 2019-10-29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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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 100회대회 모니터링 확인
과열경쟁·권위주의적 문화 원인
욕설·폭언·모욕에 신체적 접촉
경기후 고위직 훈화·수발 '눈살'


올해 100회를 맞은 국내 최고 권위의 전국체육대회가 개최지인 서울시의 준비 미흡으로 참가 선수단의 불편이 속출하면서 반쪽짜리 행사(2019년 10월 11일자 1면보도)로 끝난 가운데 대회 기간 인권침해도 빈번히 발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하 조사단)은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인권상황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과열 경쟁과 권위주의적 문화로 인한 인권침해 상황을 확인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조사단은 육상·축구·농구·배구·야구·핸드볼·배드민턴·유도·레슬링·복싱·씨름·검도·태권도·역도 등 14개 주요종목의 고교 선수를 중심으로 언어·신체·성폭력·기타 인권침해 여부 등 인권상황을 들여다봤다.

아울러 인권위 조사관과 인권 전문가들로 구성된 20여명의 인권상황 모니터링 단원이 경기장 내외부 점검, 경기 내용 관찰, 선수 인터뷰 등도 함께 진행해 인권침해 현황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인권위는 100회 전국체전인 만큼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되면서 스포츠인권센터 안내 동영상을 송출하는 등 인권 친화적인 대회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했으나 경기가 과열되면서 '경기에 패배했다', '경기를 잘 하지 못한다' 등의 이유로 일부 지도자들이 고등·대학부 선수들에게 심한 욕설과 고성, 폭언, 모욕 등의 행위를 했으며, 이는 종목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공공연히 목격됐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한 경기종목 심판이 경기장 안내 여성 직원에게 "야 딱 내가 좋아하는 몸매야, 저런 스타일은 내가 들고 업을 수 있지"라는 장면이 포착되는가 하면, 일부 종목 남자 코치는 작전 타임 동안 여자 선수의 목덜미를 주무르고 만지기도 했다.

선수들은 경기 이후에도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땀을 흘린 채 종목단체 임원 등 고위직들의 훈화를 들어야 했고, 특히 일부 여자 선수나 자원봉사자들은 단상에 마련된 좌석의 종목단체 임원 등에게 다과 수발을 드는 성차별적인 의전 장면도 경기장 곳곳에서 빈번하게 목격했다고 질타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특정 상황에서의 신체접촉이 해당 종목에서 '격려나 응원'의 의미로 받아들여진다고 하더라도, '스포츠 과정에서의 신체접촉은 훈련·교육·격려 행위와 혼동될 수 있는 특징이 있고, 이를 빙자한 성폭력 사례가 많다는 점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스포츠분야 성폭력 예방을 위한 인권 가이드라인에 따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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