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안전'에도 다 '때'가 있다

한대희

발행일 2019-11-04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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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20년이상 넘는 시설물 6620개소 달해
안전·유지관리위한 지속적 실태점검 강화
꾸준히 관리할 별도 시스템 신설·정비 필요
잠재위험 대상 점검늘려 '사각지대' 좁혀야


한대희 경기도 안전특별점검단장
한대희 경기도 안전특별점검단장
한 개의 시설물이 완공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된다. 그러나 시설물 건설에 비하면 얼마에 지나지 않는 시간과 비용을 이유로 안전점검을 자칫 소홀히 해 시설물이 방치되거나 유지관리가 지연된다면 도민의 안전이 위협받을 것이다. 안전에도 다 때가 있기 때문이다.

2018년 말 기준으로 FMS(시설물정보통합시스템)에 등록된 경기도의 시설물 수는 2만3천967개소로 전국 최다이다. 또한 준공 후 30년 이상 경과된 시설물은 662개소(2.8%)에 이른다. 특히 20년 이상 경과한 시설물이 6천620개소(27.6%)에 달해 향후 10년 뒤에는 30년 이상의 고령 시설물 수가 크게 증가될 것이 예상되며 지금까지와는 분명히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지난 1994년 10월 성수대교 붕괴를 계기로 1995년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었다. 시설물의 안전점검 및 적정한 유지관리를 통하여 공중의 안전을 확보하려는 노력이다.

여러 차례 개정을 거친 현행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이하 시설물안전법)'을 보면 ▲시설물의 종류를 제1종시설물·제2종시설물 및 제3종시설물로 구분하고 ▲관리주체에게 안전점검, 정밀안전진단 및 유지관리 의무를 강화하는 한편 ▲소규모 공동주택 등 민간관리주체 소관 시설물 중 일부는 시장·군수·구청장이 안전점검을 실시하도록 했다. 또 시설물의 구조상 공중의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소속 공무원이나 관리주체 등에게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토록 요구할 수 있고 ▲도로, 철도, 항만, 댐 등 SOC 시설물은 유지관리 및 성능평가를 실시토록 법제화하는 등 건축물을 비롯해 국가SOC시설물 안전관리의 토대를 마련했다.

시설물안전법에 따른 시설물의 유지관리에는 아직도 해결할 과제가 남아 있다. 전문가의 안전진단을 통해 안전상 문제점을 발굴하고 대책방안을 제시한다 하더라도 예산확보나 사용상의 불편, 영업 손실 등의 이유로 안전상태 유지와 성능회복을 위한 필수적인 조치에 적기를 놓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결국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해 다음의 몇 가지 사항을 제안한다. 첫째 시설물 실태점검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특히, 안전등급이 낮은 노후 취약시설물(D·E등급)은 공공에서 매년 전수점검을 실시해 관리주체의 안전관리 의무이행 여부를 감독하고,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등 지속적으로 관리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둘째 시설물을 꾸준히 관리해나갈 조직을 신설 또는 정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경기도만 해도 지자체가 직접 관리해야 하는 공공시설물 수가 4천871개소에 이르고 있으며, 매년 신규 건설, 시설물 노후, 안전기준 강화 등으로 인해 유지관리 예산의 급격한 증가가 예상되지만 아직까지 지자체에서 별도의 안전점검조직을 구성·운영하는 사례는 많지 않은 실정이다. 셋째 안전관리 대상을 확대해 안전사각지대를 좁혀나가야 한다. 시설물안전법상 의무관리 범위를 벗어난 동굴, 땅굴 등 인기 관광지, 저유소와 같은 대규모 위험물 저장시설, 출렁다리 등의 안전관리도 필요하다. 모든 시설물의 안전관리를 법으로 정하기는 불가능하겠지만 잠재 위험성을 고려한다면 3종시설물 지정을 확대해 관리주체에게 안전관리 의무를 부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제때 이뤄져야 하는 시설물의 유지관리가 지연되는 사이, 30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설물이 '위험시설물(안전등급 D·E)'로 전락돼 결국 막대한 예산을 들여 보수해야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안전에도 때가 있다는 점을 새삼 생각하게 된다.

/한대희 경기도 안전특별점검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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