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영웅 故 데니스 텐 추모전시 'D10 WORLD' 11월 6~11일 서울서

카자흐서 전시 성황… 재외동포재단 후원으로 국내 초청

국제대회 활약상 사진·지인들의 회고영상 등 120점 선봬
2019110301000134000005591.jpg
피겨 스케이터 데니스텐 추모 사진전 포스터. /갤러리 이즈 제공

지난해 7월 차량 강도의 피습으로 25세에 요절한 카자흐스탄의 '피겨 스케이팅 영웅' 고(故) 데니스 텐(Denis Yurievich Ten·1993~2018)을 추모하는 전시회가 한국에서 열린다.

카자흐스탄의 수도 누르술탄과 알마티에서 성황을 이뤘던 사진전 'D10 WORLD'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데니스 텐 재단의 기획과 재외동포재단의 후원으로 서울에 초청됐다.

오는 6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이즈 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 'D10 WORLD'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를 비롯한 주요 국제대회에서의 데니스 텐 선수의 모습, 동료 스케이터들과 지인들의 회고 영상, 그가 직접 찍은 작품 사진 등 120여점을 선보인다.



피겨 스케이팅뿐 아니라 다방면의 예술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하던 데니스 텐의 진면목을 사진과 미술, 영화 시나리오와 시작(詩作) 등을 통해 살펴볼 수 있는 기회이다.

데니스 텐은 구한말 강원도 일대에서 의병을 일으켜 일제에 항거한 민긍호 장군의 외고손자로도 유명하다. 또 피겨 여제 김연아와 같은 소속사이기도 했다.

그는 이역만리 이국땅에 정착하게 된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에게는 자존심의 상징이었고, 나고 자란 카자흐스탄에서는 최초의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로서 국가의 위상을 드높인 스포츠 영웅이다.

데니스 텐은 국제 피겨 스케이팅계에서는 차별과 편파 판정에도 꺾이지 않은 '기적의 꽃'으로 불렸다. 기술은 물론 예술성과 음악성을 겸비한 세계정상급의 스타 선수였지만 언제나 겸손하고 소탈했던 그는 전 세계 스케이터들과 팬들의 기억 속에 여전히 그립고 안타까운 이름으로 남아있다.

데니스 텐은 2008년 주니어 그랑프리시리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국제빙상연맹(ISU) 공인대회에서 입상한 '카자흐스탄 국적 최초의 메달리스트'라는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고국 카자흐스탄에 동계올림픽 역사상 처음이자 유일한 메달을 안겼고, 2013년 세계선수대회에서 준우승, 201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다.

2015년, 서울에서 열린 사대륙선수권대회에서 혼신의 연기를 펼친 후 빙판에 무릎을 꿇은 채 감격에 겨워하던 모습이 생생하다. 쇼트·프리 프로그램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금메달을 목에 건 후 "할아버지의 나라 한국에서 우승하게 되어 더없이 감사하다"며 기뻐했었다. 또 그는 2017년 동계유니버시아드와 2011년 동계아시안게임의 우승자이기도 하다.

늘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고 한국을 사랑했던 데니스 텐은 2017년 여름, 올댓아이스쇼에 초청되어 연습하던 중 공연 전날 발목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으로 선수 생명이 위태로워진다. 하지만 성치 않은 몸으로 무대인사를 하며 팬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했으며, 2018년 평창올림픽에도 출전을 감행했다.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민긍호 의병장 묘역을 찾았던 그는 고조할아버지가 전사한 원주와 평창이 멀지 않음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으리라.

5년 만에 다시 서울에서 열리는 2020년 사대륙선수권대회를 석 달 앞두고 전시회로 귀환하는 데니스 텐. 이번 전시를 통해 '영원한 챔피언'이자 '르네상스 맨(Renaissance man)'인 데니스 텐의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깊은 동료애, 예술적 감수성을 만날 수 있다.

/강희기자 hikang@kyeongin.com


경인일보 포토

강희 논설위원

hikang@kyeongin.com

강희 논설위원 기사모음

경인일보

제보안내

경인일보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자 신분은 경인일보 보도 준칙에 의해 철저히 보호되며, 제공하신 개인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됩니다. 제보 방법은 홈페이지 외에도 이메일 및 카카오톡을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이메일 문의 : jebo@kyeongin.com
- 카카오톡 ID : @경인일보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에 대한 안내

  • 수집항목 : 회사명,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 수집목적 : 본인확인, 접수 및 결과 회신
  • 이용기간 :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기사제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익명 제보가 가능합니다.
단, 추가 취재가 필요한 제보자는 연락처를 정확히 입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최대 용량 10MB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