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청라 소각장 현대화 '민관협의체' 구성

소각장용 '대화창구' 옥상옥 논란 불가피

김민재 기자

발행일 2019-11-06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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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서구 환경시민委 유명무실 처지
검단·청라 분리돼 민-민 갈등 조장
실무 부서인 환경국 패싱 우려까지


박남춘 인천시장이 청라소각장 현대화사업 갈등의 해결책으로 제시한 민관협의체가 '옥상옥(屋上屋)'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인천시가 서구 환경현안 해결을 위해 이미 설치한 민관협의기구와 주무부서인 환경국을 배제한 폐쇄적 구조로 운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남춘 시장은 소각장 현대화 사업을 반대하는 청라 주민들이 인천시 소통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소통협력관을 채널로 하는 민관협의체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청라 호수도서관에서 열린 주민 간담회에서 주민들이 주무부서인 환경국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자 즉석에서 대화 창구를 바꾸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인천시가 제안한 민관협의체의 구성 및 운영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당장 '클린서구 환경시민위원회'가 유명무실해질 처지에 놓였다.

이 위원회는 서구의 고질적인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천시, 주민대표, 시민단체, 환경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기구로 올해 1월 출범했다. 관련 조례에 따라 운영되는 인천 서구 환경현안의 공식 협치기구인 셈이다.

청라소각장 현안도 이미 클린서구위원회의 주요 의제에 포함돼 별도의 소위원회가 구성된 상황이다. 인천시는 설명회에서 청라소각장 현대화 사업을 위한 용역 추진은 청라 주민 대표가 포함된 클린서구위원회에서 '이의 없음'으로 다뤄진 문제였다고 밝혔다.

박 시장이 꺼내 든 민관협의체는 소각장 문제에 국한한 절름발이로 운영될 전망이다. 소각장 현대화는 노후시설 개선 목적도 있지만 인천시가 추진하는 자원순환 정책 대전환의 한 축을 담당한다.

매립지 종료, 소각장 현대화, 배출·선별 시스템 개선 등이 스텝을 맞춰 추진돼야 한다. 그러나 주민들은 청라소각장 이전·폐쇄 외에 다른 대화는 원하지 않아 공회전만 할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매립지 종료가 시급한 검단 주민과 청라 주민을 분리시켜 서구 내부의 민-민 갈등을 조장할 우려도 있다.

담당 공무원의 사기저하도 우려된다. 사업을 끌고 가기 위해 청라에 살다시피 했던 환경국 직원들은 시장 한 마디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환경국이 민관협의체에 실무 부서 자격으로 참여하더라도 주민들이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추진 동력을 잃을 위기다.

소각장 문제와 관련해 이른바 '환경국 패싱'이 일어날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상황이라 어떤 결과가 나오든 불복 여론이 일어 사태를 매듭짓기는커녕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

10만 세대의 청라를 대표하는 주민을 누구로 선정할지도 난제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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