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50년 만의 우승

김영준

발행일 2019-11-07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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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내셔널리그·월드시리즈까지 제패
1990~1997년까지 '리그 왕좌' 동부지구 몫
'2019 프리미어 12' C조예선 고척돔서 개막
최고타자였던 加코치 '래리워커' 재미 기대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모두가 "기적의 우승이다"라고 했다. 2019년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적지에서 2연승 뒤 홈에서 3연패를 당했던 워싱턴 내셔널스가 다시 적지인 휴스턴 애스트로스 홈경기장에서 2승을 거두며 2005년 창단 이후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워싱턴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간) 월드시리즈 7차전을 잡고 우승하면서 시리즈 역사상 원정에서만 4연승을 거둔 최초의 팀으로도 기록됐다.

워싱턴의 우승은 팀의 전신인 몬트리올 엑스포스(1969년 창단) 시기까지 더하면 50년 만이다. 워싱턴은 지난해까지 5차례 포스트시즌에 나섰지만, 단 한 번도 디비전시리즈를 넘어서지 못했다. 몬트리올 시기까지 치더라도 1981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진출이 최고 성적이었다. 그랬던 워싱턴이 올해 첫 내셔널리그 챔피언에 올랐으며, 월드시리즈 제패까지 일궈낸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리그 우승과 월드시리즈 제패는 창단 25년 만인 1994년에 달성될 수 있었다. 스포츠에 '만약'은 없다지만, 1994년 메이저리그 선수 노조 파업이 없었다고 가정한다면 말이다.

같은 캐나다를 연고로 하는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1992년과 1993년 월드시리즈를 연속 제패한 가운데, 이에 자극받은 몬트리올도 1992년부터 착실히 리빌딩했다. 1993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3경기 뒤진 동부지구 2위를 차지한 몬트리올은 1994년 유망주들의 잠재력마저 터지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첫 선수였으며, 첫 감독이기도 했던 펠리페 알루가 이끄는 몬트리올은 그해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해 LA 다저스에서 유망주 페드로 마르티네즈(당시 23세)를 데려왔다. 타선에선 27세 트리오였던 래리 워커, 모이세스 알루(알루 감독의 아들), 마퀴스 그리솜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들을 앞세운 몬트리올은 8월 11일까지 74승 40패(승률 0.649)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2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6경기 차 앞섰으며, 메이저리그 전체 최고 승률을 질주 중이었다. 시즌 105승 페이스.

몬트리올의 제1선발투수 켄 힐은 16승(5패)으로 시즌 23승 페이스였다. 선발투수로 풀타임 첫 시즌이었던 제2선발 페드로 마르티네즈(11승 5패)도 142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첫 200탈삼진이 가능했다. 캐나다 역사상 최고의 타자로 평가받는 래리 워커(86타점)는 자신의 첫 100타점이 충분히 가능했고, 143안타를 기록 중이던 모이세스 알루 또한 200안타 달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1번 타자 마퀴스 그리솜은 96득점으로 시즌 137득점 페이스였다.

그러나 선수 노조의 파업으로 리그가 멈춰섰다. 몬트리올로선 너무도 아쉬운 시즌이었다. 이후 몬트리올의 '가을 야구' 기회는 다시 찾아오지 않았다.

1990년대 동·서부지구로만 구성된 내셔널리그에선 동부지구 팀들이 강세를 보였다. 시즌이 마무리되지 못한 1994년을 제외하고 1990년부터 1997년까지 내셔널리그 왕좌는 동부지구 팀의 몫이었다(1990년 신시내티와 1995년 애틀랜타, 1997년 플로리다는 월드시리즈 우승). 1994년 몬트리올은 이 각축장에서 독주 태세를 갖춘 거였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주최하는 국제 야구 대항전으로, 세계 랭킹 상위 12개국이 참가하는 '2019 프리미어 12'의 C조 예선이 6일 고척돔에서 막을 올렸다. 2015년에 열린 초대 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린 우리나라는 4년 만에 열리는 올해 대회에서도 우승을 노린다. 우리 선수들의 활약과 함께 1990년대 야구를 떠올리게 하는 래리 워커 캐나다 코치, 후안 곤잘레스 푸에르토리코 감독 등의 존재도 대회를 보는 재미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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