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저양촉번: 숫양이 울타리를 들이받다

철산 최정준

발행일 2019-11-07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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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힘이 가장 센 것은 무엇일까? 역사에서 힘을 거론하면 유방에게 패하여 나라와 여인을 잃은 항우를 빼놓지 않는다. 힘은 산을 뽑아낼 수 있고 기상은 천하를 덮을 정도였다고 항우를 기록한다. 사람의 힘이 아무리 세도 아인슈타인한테 물어보면 진정한 힘은 질량과 가속도에 달려있다고 했을 것이다. 과연 무엇이 가장 힘이 센 것일까? 힘이 세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것일까? 체력 재력 권력 국력 등등 힘 타령을 하며 살지만 정작 그 힘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주의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주역에서는 강한 힘을 가지고 그 힘을 쓰는 방법에 대해 숫양으로 비유하여 상징하였다. 양은 겉으로 유순한 듯 보이지만 고집과 힘이 무척 세다. 힘이 세다 보면 강한 힘을 함부로 사용하지 쉽다. 그래서 주역에서는 힘이 세다는 대장(大壯)괘에 울타리를 들이받아 뿔이 걸려 힘들어하는 양의 모습을 소개하였다.

자기가 지닌 힘만 믿고 그 힘을 쓰다 보면 그 힘 때문에 힘들어지는 경우에 봉착하게 된다는 경계이다. 힘이 세지면 울타리를 방해물로 여겨 들이받게 되기 쉬운데 사실 울타리는 자신을 보호하는 분수이자 한계인 예도를 뜻한다. 자기가 지는 여러 종류의 힘만 믿고 안하무인으로 무례하게 행동하다가는 그 힘 때문에 곤란을 자처한다는 경계이다.

노자도 자승자강(自勝者强)이라 하여 자신을 이기는 자가 진정으로 강한 자라고 하였고, 공자도 극기복례(克己復禮)라 하여 자기를 다스려 예를 회복하라고 하였다.

정치적 권력이든 경제적 재력이든 잘 못 쓰게 되면 그 힘 때문에 곤란을 자초하게 되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생각나는 대목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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