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1명 위해 흑인 18명 자리 이동시킨 미국 치킨체인 "해당 직원 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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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 5일 시카고 교외 네이퍼빌에 있는 버펄로 와일드 윙스 식당. /AP=연합뉴스

미국의 대표적인 치킨윙 전문 체인 '버펄로 와일드 윙스'(Buffalo Wild Wings·BWW)가 인종차별 예방을 위한 직원 교육에 소홀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5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과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시카고 교외도시 네이퍼빌의 BWW 지점은 백인 단골손님 1명을 위해 흑인 손님 18명에게 좌석 이동을 요구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해당 업소 인근에 사는 저스틴 바알의 일행은 지난 2일 저녁, 생일파티를 위해 집 인근 BWW 네이퍼빌점을 찾았다가 뜻밖의 일을 겪었다.



성인 6명과 어린이 12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자리를 잡고 앉아 애피타이저와 음료를 주문하기 시작했으나 곧 직원들로부터 좌석을 옮겨달라는 요청을 계속 받았다.

좌석 배치 담당인 한 흑인 남성 직원은 "(옆좌석의) 백인 단골손님이 흑인들이 근처에 와서 앉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바알 일행에게 설명했다.

바알 일행이 이를 거부하자 매니저가 와서 "이 자리는 이미 예약돼 있었다"라며 자리를 옮겨달라고 강권했다.

테이블 담당 종업원은 "단골손님이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생각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답했다.

결국 매니저급 직원 둘이 다시 와서 "일어나 자리를 옮겨달라"고 요구했고, 바알 일행은 매장을 나왔다.

이런 사실은 바알의 아내가 소셜미디어에 사진과 글을 올리면서 전국적인 분노를 촉발했다. 그는 "대중식당에서 특정인 옆에 앉고 싶지 않다면, 집에서 밥을 먹어야 한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 글에 7천600여 명이 반응하고, 5천800여 명이 댓글을 달았다. 공유도 6천300여 차례 이뤄졌다.

바알의 일행은 이날 회견을 열고 "또다른 이들이 같은 일을 당하지 않도록 BWW가 직원 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면서 "직원용 핸드북에 무관용 원칙을 추가하고, 차별과 편견 보고를 위한 핫라인을 개설하는 등 책임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변호인을 선임하고 강경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합의가 이뤄진다면 소송까지 갈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BWW 본사 측은 뒤늦게 수습에 나서 "내부 조사를 거쳐 관련 직원과 매니저들을 해고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 대변인은 "BWW는 포용적 환경을 중시하며 어떤 종류의 차별도 용납하지 않는다"면서 바알 일행이 자리를 옮기도록 요구한 고객에 대해 '전국 매장 영구 출입 금지' 조처를 내렸다고 덧붙였다.

/편지수기자 pyunjs@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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