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범기업가 삶을 배우라니"… 미추홀구 아침방송 '갑론을박'

김성호 기자

발행일 2019-11-08 제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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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시타 창업자 인생관 소개
"이시국 불쾌"vs "장점 많다"
내부게시판에 찬반 댓글 팽팽
區 "현시점 부적절 방송 중지"


인천 미추홀구가 일제 전범기업 창업주의 인생관을 배우자는 내용을 구청사 내 방송에 내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은 지난 6일 오전 미추홀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2분정도 분량의 청내 방송에서 시작됐다. 미추홀구가 직원들의 힐링과 자기계발 등을 위해 1주일에 3번 정도 아침에 진행하는 방송이다.

이날 방송은 파나소닉의 전신인 마쓰시타 전기산업의 창업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인생관을 배우자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방송에선 마쓰시타 고노스케에 대해 '경영의 신'이라고 불리고 있는 인물이며 '숱한 역경을 극복하고 94세까지 살면서 수많은 성공신화를 이룩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방송은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성공 비결인 '~덕분에'를 설명하면서 "남들 같으면 무엇무엇 때문에 이렇게 힘들고 이 모양이 되었다고 한탄하며 주저앉을 상황을 '덕분에'로 둔갑시켜 성공비결로 삼았으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는 '덕분에'로 살고 있나? 아니면 늘 부정적으로 한탄하며 탄식하는 '때문에'로 살고 있나"라고 끝맺는다.

방송 직후 내부 익명게시판 '여론마당'에는 '아침방송에 일본 전범 기업 얘기 웬일 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글쓴이는 "요즘 같은 상황에 전범 기업 창업주 얘기를 넣다니. 미리 녹음해 둔 것이라면 뺐어야 했고, 만든 지 얼마 안된 것이라면 검수과정이 잘못됐다. 매우 불쾌한 아침이 됐다"는 글을 남겼다.

"사과도 하지 않는 기업이고 인류애가 있는 기업도 아니다. 일본인에게는 훌륭한 기업이겠지만, 우리에게는 아니다", "대한민국 공무원이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에서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말이 맞지 않는다. 피해자 입장에선 그것을 추앙할 수 없다"는 내용의 댓글도 여럿 달렸다.

반대 의견도 있었다. "배울 점이 있으면 배우는거다", "전범기업이기는 하지만 기업인으로서의 그는 입지전적 기업인이다. 국내에서 자서전도 발간됐다"는 등의 댓글이 붙었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한·일 관계가 심각하지 않았을 때 만들었던 내용이다. 현 시점에서 부적절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며 "앞으로 해당 내용을 방송으로 내보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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