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활동 뒷짐 '기초를 잊은 기초의회'

배재흥 기자

발행일 2019-11-13 제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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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의회 '조례안' 28건에 불과
의원 29명 중 15명 대표발의 없어
수원 37명 중 8명·고양 33명 중 8명
다선·비례 포함 본 업무 소홀 지적

'일하는 기초의회'로 가는 길이 험난하다.

시민의 발을 자처했던 의원들이 정작 본연 업무인 입법 활동을 소홀히 하고 있는 탓이다.

기초의회가 지방정부에 부여된 자치입법권을 스스로 무력화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로 당선된 100만 인구 이상 대도시 수원·고양·용인시의회 의원들이 현재까지 발의한 조례안(규칙 제외) 건수를 조사했다.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곳은 의원 발의 조례안이 28건에 불과한 용인시의회였다. 각 도시가 가진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82건을 발의한 고양시의회, 66건의 수원시의회와 양적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현재까지 대표 발의한 조례안이 단 한 건도 없는 의원이 가장 많은 곳도 용인시의회다. 용인시의회 의원 29명 가운데 '대표 발의자'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의원은 모두 15명이다. 수원시의회는 전체 의원 37명 중 8명, 고양시의회는 33명 중 8명으로 집계됐다.

대표 발의 실적이 없는 의원 중에는 '초선'이라는 변명조차 통하지 않는 5선 등 다선 의원들과 따로 지역구를 두지 않아 입법 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비례대표 의원들도 포함됐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시민들의 삶에 부합한 조례안을 제·개정하는 게 의원들의 주된 역할이지만, 보통 성향에 따라 지역구를 챙기거나, 민원 해결에 주력하는 의원들도 있어 빚어진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기초의원들의 역량 부족과 구조적인 문제를 동시에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유병욱 수원경실련 사무국장은 "현안에는 관심이 없거나 제대로 알지 못하고, 지연·학연을 통해 의원이 된 사람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기초의원들이 1당100을 하는 현실도 있다"며 "시민들도 만나고, 집행부 견제, 조례안 검토 등 보좌하는 인력 없이 모든 일을 혼자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의원 탓만 하기보다 이들을 도울 인력을 충원하는 대안 등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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