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 '미쓰비시 줄사택' 이 철거된 후 다른 장소에 복원될 전망이다. 사진은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에 남아있는 줄사택 모습. /경인일보DB |
일제강점기 전범기업 미쓰비시(삼릉·三菱)의 흔적인 부평 '미쓰비시 줄사택' 부지가 공영주차장으로 조성된다. 줄사택은 우선 철거된 뒤 다른 장소에 복원된다.
부평구는 현재 남아있는 줄사택 6개동 가운데 공영주차장 조성 예정 부지에 있는 4개동을 철거한 뒤 다른 장소에 복원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부평구는 이를 위해 철거 대상 줄사택의 실측 자료와 평면도, 건축재료 등을 꼼꼼하게 담는 '기록화 보고서'를 만들 예정이다.
이 기록화 보고서는 줄사택 복원 시 원형 그대로 건립할 수 있도록 돕는 문헌 자료로 활용된다.
부평구는 또 줄사택 철거 과정에서 나오는 지붕 기와와 목구조 건축재 등을 보존 처리해 부평역사박물관의 사료로 삼을 계획이다.
다만 구체적인 복원 시기나 복원 장소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남게 되는 2개동 처리 방안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부평구 관계자는 "줄사택이 일제강점기 부평의 역사를 담고 있다는 목소리를 반영해 이번 철거·복원 계획을 마련했다"며 "줄사택이 지닌 가치를 최대한 보존해 복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부평구는 부평동 760의 311 일원에 총 50면 규모의 공영주차장을 내년까지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 부지엔 일제강점기 군수 공장이었던 미쓰비시 부평공장의 노동자 합숙소로 사용된 줄사택이 포함돼 있다.
줄사택은 일제가 한반도를 병참 기지화하면서 건축재료를 제한한 흔적이나 당시 시대상과 생활상 등을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줄사택은 최근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등이 주최한 '제17회 이곳만은 꼭 지키자' 시민공모전에서 지켜야 할 유산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역사적 의미가 남다른 줄사택을 철거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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