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토리]아트센터 인천 1주년 되돌아본 '클래식 성찬'

하나둘 몰려드는 거장, 첫 느낌 뭐랄까 '신세계'에서 온 '메시아'

김영준 기자

발행일 2019-11-15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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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공연_레자르 플로리상 n 윌리엄크리스티 (19.10.17)
윌리엄 크리스티와 레자르 플로리상이 지난달 17일 아트센터 인천에서 공연 후 청중에 답례하고 있다. /아트센터 인천 제공

'고음악계 대가' 국내 유일 연주… 조수미·조성진 '조기 매진'
세계 최정상 피아노 연주 '절정' 인천시향 내일 기념무대 '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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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센터 인천(ACI)이 16일로 1주년을 맞는다.

 

ACI는 지난해 11월 개관 이후 올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공연 시즌을 맞고 있다.

 

특히 1주년을 기해 기획된 공연들은 한 마디로 '클래식 성찬'이었다.

지난달 17일 '고음악의 거장' 윌리엄 크리스티가 이끄는 레자르 플로리상이 ACI에서 인천의 음악팬들을 만났다. 

 

원전(原典) 연주단체인 레자르 플로리상은 창단 40주년을 기념해 헨델의 '메시아'로 아시아 투어를 진행하고 있었으며, 국내 공연은 ACI에서만 진행됐다. 

 

크리스티와 레자르 플로리상은 주법이나 음량 등 현대식 악기와는 차이가 있어서 더욱 섬세한 음향을 요구하는 고음악을 정교한 음향 설계를 통해 선보여 국내 음악팬들의 갈채를 받았다.

지난 6일에는 세계 정상의 소프라노 조수미가 역시 고음악 연주단체인 해리 비켓이 이끄는 잉글리시 콘서트와 비발디와 퍼셀, 헨델 등 바로크 시기 오페라 아리아와 노래 등을 선보였다. 

 

 

잉글리시 콘서트는 트레버 피노크에 의해 1973년 창단한 세계 정상급 원전 연주단체이다. 조수미와 잉글리시 콘서트는 바로크 시기의 초기 오페라를 원형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여줘 청중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지난 9일에는 엄청난 국내 팬덤을 거느린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야니크 네제 세갱이 이끄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인천을 찾았다. 조성진의 협연 무대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이었으며, 후반부에선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가 연주됐다.

국내 공연계에서 최고의 티켓 파워를 지닌 조수미와 조성진을 앞세운 두 공연은 일찌감치 매진을 기록하며, 공연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지난 13일 개최된 세계 최정상의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시프와 카펠라 안드레아 바르카 오케스트라의 공연은 ACI 개관 1주년 기획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다. 

 

헝가리 출신의 이 위대한 피아니스트는 카펠라 안드레아 바르카와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1번'과 '5번'을 연주했다.

ACI의 1주년 기념 무대의 마지막은 16일 인천시립교향악단(예술감독·이병욱)이 장식한다.

지난해 11월 16일 ACI의 개관 무대에 섰던 이병욱 예술감독과 인천시립교향악단은 꼭 1년 만인 16일 오후 5시 글린카의 오페라 '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과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1번'(협연·임희영), 생상스의 '교향곡 3번, 오르간'(협연·신동일)을 연주한다. 

 

장엄한 오르간 음향과 어우러지는 대편성 오케스트라의 하모니가 국내 최고 수준의 음향을 자랑하는 ACI에서 구현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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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라스 시프와 카펠라 안드레아 바르카 오케스트라가 공연 후 청중의 환호에 답례하고 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연륜이 묻어나는 '베토벤' 연주… '피아니스트 교과서' 명성 그대로

■안드라스 시프·카펠라 안드레아 바르카 오케스트라 리뷰

지난 12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2~4번'을 연주한 안드라스 시프와 카펠라 안드레아 바르카는 이튿날 인천에서 나머지 '1번'과 '5번, 황제'를 연주했다.

'피아니스트들의 교과서', '베토벤 해석의 대가'로 불리는 시프는 카펠라 안드레아 바르카와 함께 들뜨고 흥분된 베토벤이 아닌 냉철하면서도 연륜이 묻어나는 연주로 작품들을 구현했다.

지휘와 피아노 연주를 겸한 시프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악상을 끌고 갔다. 

 

구조적 면에서 선배 작곡가들의 영향이 드러나며, 베토벤 만의 에너지가 표출되는 '1번'에서 자신들의 장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시프의 탁월한 독주에 오케스트라는 헌신적인 태도로 민감히 반응했다. 연주 스케일은 적절했으며, 음색에는 장중함과 투명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ACI의 잔향도 한몫했다.

1악장의 압권은 (베토벤이 직접 쓴) 세 번째 카덴차였다. 기교적으로도 난이도가 높아 명인기를 요구하는 이 부분에서 시프는 넓은 프레이징 속에 음 하나하나를 명징히 구현했다. 이어서 오케스트라가 재등장하는 대목에선 경외감이 들 정도였다.

느린 악장에 이은 마지막 악장에선 독주와 반주 모두 명연을 선보이며, 강건함과 유머를 고루 표출했다.

시프의 '5번, 황제'는 국내 음악팬들에게 친숙하다. 지난해 이맘때 내한한 시프는 샤를 뒤트와가 지휘하는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과 이 작품을 연주한 바 있다. 

 

당시와 이번 무대가 다른 점은 대편성의 오케스트라가 아닌 실내 오케스트라와 협연이라는 것이다.

'5번, 황제'에서도 시프는 여유롭고 낭만적인 피아니즘을 선보였다. 베토벤에 관한 확고함과 일관된 연주는 '피아니스트들의 교과서'라는 칭호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시프와 오케스트라는 기승전결의 논리 구성력 속에 순간순간의 시정 표출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흔히 '음을 흩뿌린다'는 표현하고는 거리를 뒀다. 

 

시프는 템포를 약간 늦춰 분명한 발음을 강조하면서 톤 컬러를 조합해 나가는 정밀한 타건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베토벤의 감수성을 담아낸 적절한 표현력으로 청중을 이끌었다.

서정적인 2악장에서 시프는 감성에만 치우치지 않았다. 예민한 감각의 이성적 터치로 균형을 잡는 모습이었다. 마지막 악장에서도 시프의 피아노에 밀도 높은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어우졌다. 

 

관악주자들이 작품에 알맞은 색채를 부여했으며, 작품의 생동감도 적절했다.

시프와 카펠라 안드레아 바르카는 청중의 이어지는 갈채에 이날 연주되지 않은 베토벤의 협주곡 '2번'과 '3번'의 마지막 악장을 들려줬다.

연주회를 보면서, 비브라토(음을 떨어주는 연주법)를 자제하는 현악기군, 19세기 형태의 금관악기까지 원전(原典) 연주에 대한 작품의 논의를 충분히 감안했음을 알 수 있었다. 

 

공연장을 나서면서 베토벤의 여운과 함께 '시프와 카펠라 안드레아 바르카가 연주하는 모차르트 협주곡을 실황으로 들으면 참으로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사진6. 아트센터 인천_내관 (c) kim yong kwan
아트센터 인천 콘서트홀. /아트센터 인천 제공

좌석구분없이 '최상의 사운드' 선사
콘서트홀 '바다' 로비 '백자' 형상화

■아트센터 인천 '명품 디테일'

아트센터 인천(ACI) 콘서트홀은 빈야드(Vineyard)와 슈박스(Shoebox) 스타일 각각의 장점을 혼합한 객석 설계 및 측벽 반사음 효과의 극대화와 정밀한 소음·진동 차단 시스템으로 관객과의 거리는 좁히고 음악적 몰입감은 높였다. 

 

어떤 자리에서도 음향의 편차를 느낄 수 없도록 정교하게 설계된 콘서트홀은 독주, 실내악은 물론 대편성 오케스트라까지 최상의 사운드를 선사했다.

ACI의 외장은 컬러노출 콘크리트 공법을 적용해 시간의 흐름을 견디도록 설계됐다. 

 

내부의 빛을 활용해 일관성 있는 경관을 구현하는 미디어 파사드 시스템도 장착됐다. 

 

콘서트홀은 바다를 형상화해 수려한 내부 공간디자인을 구현했으며, 로비공간은 백자의 이미지로 예술의 순수함을 표현해 건축미를 살렸다.

아트센터 인천은 콘서트홀 조성에 이어 2단계 사업인 오페라하우스(1천439석 규모)와 뮤지엄(연면적 1만5천145.62㎡)을 건립하기 위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복합쇼핑공간 아트포레 단지 조성까지 마무리되면 향후 세계적 문화트렌드를 리드하는 글로벌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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