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노조, 지역·직종 한계… "민주·자주성 기반 신뢰 얻어야"

삼성전자, 한국노총 산하 '노동조합' 첫 출범

이준석·김준석·배재흥 기자

발행일 2019-11-18 제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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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빌딩에서 열린 한국노총 산하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출범식에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왼쪽에서 3번째), 진윤석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왼쪽에서 4번째) 등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

탄압·와해 의혹, 부사장 등 기소
실질적 단체교섭 성공 사례 없어
"투명 활동·외압 거부 단호해야"
사측 "임직원 선택… 상관 안해"


"이번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진짜 노조'가 되려면 탄탄한 민주성과 자주성을 기반으로 또 닥쳐올 수 있는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지난 16일 양대 노총의 하나인 한국노총 산하 노동조합으로 첫 출범한 삼성전자 노조에 대해 조돈문 삼성노동인권지킴이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각종 노조 탄압·와해 의혹으로 조직화에 실패한 과거 일반노조와 달리 독립된 노조 활동과 단체교섭 등을 현실화하려면 투명성과 신뢰도를 기반으로 노조 확대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내 노동조합이 설립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80년대 삼성생명·삼성증권을 시작으로 2000년대 이후 삼성에버랜드·삼성전자서비스·삼성SDI·에스원·삼성웰스토리 등 총 10개 노조가 현재 설립돼 있다.

하지만 어용노조로 대응하거나 탄압 및 와해 시도 의혹 등으로 실질적 단체 교섭까지 이른 경우는 없다.

실제로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 2011~2018년 삼성그룹 차원의 노사전략 방안을 토대로 어용노조를 만들어 에버랜드 노조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또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등도 삼성전자서비스 노조가 설립된 2013년에 일명 '그린화 작업'으로 불린 노조 와해 전략을 세워 시행한 혐의로 지난 5일 기소됐다.

이처럼 검찰 조사를 통해 그동안의 노조 와해 의혹 등이 모습을 드러내자 삼성전자 내부의 일부 조직이 지난 4월 한국노총과 연대를 통한 노조 조직화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노조가 실질적 조직화를 이뤄내 단체교섭은 물론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내 조합원 확대를 실현하려면 노조의 민주성과 자주성 등을 기반으로 신뢰성을 얻는 게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에만 삼성전자 내 설립된 3개 일반노조의 경우 특정 지역이나 직종에 한정돼 조직화에 이르지 못했다.

조 대표는 "일반노조들이 온갖 탄압과 외압 때문에 조합원 숫자가 증가하기 어려웠는데 이번 노조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투명한 노조 활동은 그룹이나 사측에 아무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걸 분명히 하고 유사한 신호가 나타날 경우 단호히 거부해 투명성과 자주성, 민주성을 기반으로 노조 조직화를 현실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딱히 회사의 입장을 전달할 것이 없다"며 "노조 설립부터 가입까지 모두 임직원 선택으로 이뤄져 사측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이준석·김준석·배재흥기자 joons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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