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천 개항역사 간직한 빈집 발굴해 활용하자

전국적으로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이 급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근대화 이후 우리나라 3대 개항장 중 한 곳인 인천에선 문화유산 차원으로 접근해 보존할 빈집을 가려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가 도원동 제1호'라는 안내판이 붙어있는 인천 중구 도원동의 부영주택은 수년째 빈집으로 있다. 곳곳이 흉물처럼 훼손돼 있다. 1940년 인천부(仁川府)가 직접 지어 분양한 부영주택은 지금으로 따지면 '시영주택' 격인 근대한옥이다. 일제강점기 지방관청이 주도해 지은 한옥이고, 일본이 한옥을 어떻게 바라봤는지 알 수 있어 건축사적 의미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인천 출신 독립운동가이자 우리나라 거물 정치인인 죽산 조봉암(1899~1959)이 살았던 주택이라 그 의미를 더 한다.

인천시가 2017년 11월부터 올해 8월까지 빈집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인천지역 빈집은 총 3천976곳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미추홀구 857곳, 중구 672곳, 부평구 661곳, 동구 569곳 등 구도심 지역에 2천759곳(69.3%)이 집중돼 있다. 빈집은 지난해 2월부터 시행한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등급을 나누고, 기초자치단체가 정비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빈집 3천976곳 중 '1등급(양호)'은 1천153곳, '2등급(일반)'은 1천313곳, '3등급(불량)'은 746곳, '4등급(철거대상)'은 484곳이다.



최근 수립된 인천시의 '빈집 정비 지침과 지원계획'에 따르면 빈집은 1~4등급 모두 공익적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지자체 지원으로 철거될 수 있다. 안전도가 떨어지는 3~4등급은 우선 철거하고, 1~2등급은 남겨 일자리 창출공간이나 청년 창업공간 등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등급과는 무관하게 역사적 가치가 있는 빈집에 대해선 전혀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다. 빈집 가운데 역사·문화적 가치가 큰 건축물일지라도 안전문제나 외관상 이유로 지역 주민들조차 흉물로 여길 수 있는 상황이다.

지자체에서 빈집 가운데 옥석을 가려 문화유산 차원으로 접근할 건축물을 발굴하고 활용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빈집 실태조사를 빨리 끝내고 실정에 맞게 철거나 리모델링을 지원하는 맞춤형 정비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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