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곳에 쓰이는 '매립지 주변 환경개선비용'

김민재 기자

발행일 2019-11-21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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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억대 특별회계 심의절차 없는 탓
드론비행장·1호선 검단 연장 등…
市·서구·계양구 곶감 빼먹듯 사용
정작 주거 부적합 사월마을엔 '0원'

주거환경으로 부적합하다는 환경부 조사 결과가 나온 인천 서구 사월마을(11월 20일자 1·8면 보도) 등 수도권매립지 주변 환경 개선에 투입해야 할 1천억원 규모의 인천시 특별회계가 선심성 사업 등 엉뚱한 곳에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2015년 환경부, 서울시, 경기도와 맺은 4자 협약에 따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추가 징수하는 반입수수료의 50%를 '수도권매립지 주변지역 환경개선 특별회계'로 전입해 관리하고 있다.

700억~800억원에 달하는 반입수수료 가산금과 아라뱃길 편입부지 매각대금 250억원을 더해 한 해 1천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매립지공사에서 인천시로 넘어간다.

특별회계는 관련 조례에 따라 매립지 주변 환경개선과 주민 편익 사업에만 사용할 수 있는데 세부 사업에 대한 규정과 심의 절차는 없다. 매립지 주변 지역인 서구 검단, 청라, 검암·경서동 지역과 계양구, 김포시 일부 지역을 위한 사업에만 투입하면 된다.

인천시 각 부서와 서구·계양구는 일반 사업예산으로도 편성할 수 있는 사업이 주변 지역에 걸쳐만 있으면 곶감 빼먹듯 특별회계에 손을 벌리고 있다.

인천시가 편성한 964억원 규모의 2020년도 특별회계 예산안을 살펴봤더니 드론 전용비행장 부지조성비로 30억원이나 편성되는 등 환경과는 거리가 먼 사업이 수두룩했다.

도시철도 1호선 검단 연장 사업에 91억원이 투입되는가 하면 하수도 시설 정비에 72억원, 안전체험관 신축에 40억원이 들어간다. 서구지역의 장기 미집행 공원 조성 사업 등에는 무려 114억원을 편성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19일 주거지로 부적합하다는 환경부 조사 결과가 나온 수도권매립지 인근 사월마을을 위한 환경 개선사업은 정작 내년 예산안에 편성조차 안됐다.

50여 가구에 불과한 사월마을은 매립지 주변에 산재한 각종 공장과 폐기물 처리시설 165곳에 둘러싸여 있어 먼지와 쇳가루 속에서 살고 있다.

인천녹색연합 등 지역 환경단체는 인천시가 특별회계를 선심성으로 사용해 주변 지역 환경 개선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등한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별회계를 관리하는 인천시 수도권매립지정책개선단 관계자는 "사월마을 같은 곳에 대한 근본적인 환경 개선사업을 하려면 상당한 시간의 조사와 이해관계 조정, 도시계획 등이 필요해 이미 기반시설이 갖춰진 곳에 건물을 짓는 손쉬운 사업이나 도로·철도에 상당한 예산이 쓰이는 것이 사실"이라며 "위원회 심의를 통한 절차 등 견제장치가 없어 대책 마련을 고심 중"이라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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