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돼지열병)에 김장특수마저 실종… 황금돼지 '수난의 해'

황준성 기자

발행일 2019-11-22 제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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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포기 비용, 작년보다 10% 올라
'보쌈용 판매' 양돈농 기대 물거품
aT, 100g 소매가 1년새 5.2% 하락
"반등 못하면 소규모 농가들 망해"

전년 대비 두 배 넘게 오른 배추와 무 등 김장 물가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속 앓이 하는 양돈가를 두 번 울리고 있다.

김장철은 삼겹살 등 보쌈용 돼지고기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는 특수시즌인데, 올해 치솟은 김장물가에 서민들이 김장을 포기하면서 돼지고기 수요가 증가하지 않아 가격이 좀처럼 반등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국산 냉장 삼겹살(중품) 100g의 소매가격은 1천695원으로, 전일 1천704원보다 오히려 0.5% 하락했다. 전년 동기 대비 1천788원보다는 5.2%, 일평년 1천848원보다는 8.3% 떨어졌다.

김장철 특수로 돼지고기 판매량이 늘어 가격이 상승했던 예년과 다른 실정이다. ASF가 다행히 소강상태로 접어들긴 했지만 돼지고기를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은 좀처럼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는 김장물가가 크게 올라 김장을 포기하는 가정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보통 11월 중순에서 12월 초까지 김장 시즌에 맞춰 삼겹살 등 보쌈용 고기의 수요가 증가해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는데 올해는 그 영향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농수산식품공사 조사 결과 전통시장 기준 올해 4인 가족(배추 20포기)의 김장 비용은 27만3천원으로 지난해 25만1천원보다 10%가량 올랐다. 대형마트는 31만4천원으로 지난해 28만원보다 12% 상승했다. 태풍 등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배추와 무 가격이 지난해보다 50%가량 올라서다.

이에 포장김치를 사서 먹는 게 더 저렴하다며 김장을 포기하는 가구도 크게 늘고 있다. 실제로 한 식품업체가 주부 3천115명을 대상으로 올해 김장 계획을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54.9%가 김장을 포기했다고 응답했다.

공영쇼핑(홈쇼핑)에선 지난달 포장김치 주문 수량이 전년 동기대비 90% 증가한 10만건을 넘어섰다.

결국 '황금돼지의 해'인 올해 양돈가는 ASF에 이어 김장철 특수까지 누리지 못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도내 한 양돈가는 "돼지고기 가격이 반등하지 못하면 소규모 양돈가는 모두 망할 수밖에 없다"며 "소비 촉진 정책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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