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5도 '정주여건 개선' 말잔치로 끝나나

김민재 기자

발행일 2019-11-22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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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종료 앞두고 예산집행률 38%
크루즈항 등 평화관광사업 진행안돼
연평 신항건설 사업비 갈등에 지연
주민들, 李총리에 조기착공 탄원서


9년 전 인천 옹진군 연평도 포격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서해 최북단 섬지역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겠다고 했던 약속이 공허한 '말 잔치'에 그치고 있다.

내년에 종료되는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은 애초 계획된 사업비의 절반도 집행하지 못했고, 연평도 신항 건설 사업도 표류 중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2010년 11월 23일 발생한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제정된 서해5도 지원 특별법에 따라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해 2011년부터 10년 동안 서해5도에 총 9천109억원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사업 종료가 불과 1년여 남은 현재 예산 집행률이 38%에 불과하다. 국비는 4천599억원 중 3천452억원(59%)이 집행됐고, 지방비는 2천68억원 중 665억원(32%)만 투입됐다.

민자사업(2천442억원)의 경우엔 집행률이 겨우 4%(95억원)다. 대피소 설치와 정주 자금 지원, 도로 개설, 항만 정비, 노후 주택 개선 등 사업이 일부 이뤄졌지만 백령도에 크루즈항과 숙박시설, 국제회담장을 짓는 평화 관광 육성 사업 등 큼직한 사업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행안부는 종합발전계획의 시행 기간을 10년 연장하고 각 부처 예산과 사업을 재정비하기 위한 용역을 추진하려 했지만, 용역비 1억원이 기재부 문턱을 넘지 못해 2020년도 정부 예산안에 빠졌다.

행안부 지역균형발전과 관계자는 "집행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서해5도를 계속 지원해야 한다는 점은 공감하고 있고 현재로선 종료하겠다는 생각도 없다"며 "용역비는 국회 예결위에서 다시 증액 논의가 이뤄지고 있고, 안 되면 추경에라도 꼭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연평도의 정시성 확보를 위한 핵심 사업인 신항 조성 사업은 부처 간 사업비 분담 문제로 장기간 지연되고 있다. 현재 연평도항은 수심을 확보하지 못해 물 때에 따라 여객선이 드나드는 시간이 다르고 1천t급 이상 선박은 접안이 어렵다.

정부는 연평도 당섬에 5천t급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신항을 2027년까지 만들겠다며 연평도를 국가관리 어항으로 지정했지만, 첫 삽도 뜨지 못했다.

민·군 공용 항구를 조성하는 터라 해수부와 방사청이 사업비 3천740억원을 나눠 내야 하는데 분담비율 조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 올랐다가 철회됐다.

참다못한 연평도 주민 413명은 21일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 연장과 연평도 신항 조기 착공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주민들은 탄원서에서 "서해5도 주민은 사실상 고립돼 오직 안보를 위해 희생만 당하며 살아왔다"며 "우리가 국가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자괴감을 갖지 않도록 연평도 신항이 하루 빨리 건설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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