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유턴기업 지원, 수도권 차별할 처지인가

경인일보

발행일 2019-11-22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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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를 위해 지원을 강화하는 '해외진출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유턴기업지원법)' 개정안이 지난 19일 국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유턴기업 지원 규제의 핵심인 수도권 입지규제는 그대로 유지해 속빈 강정이 됐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번 유턴기업지원법 개정안의 핵심은 국내 복귀 기업에 토지·공장 매입 및 임대 비용 등 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국·공유재산에 대한 임대료 감면과 매각계약 해지 등의 혜택을 주는 것이다. 이밖에 지원대상 업종에 지식서비스산업·정보통신업 등 첨단업종을 추가하고, 생산제품 제한규제도 완화했다. 하지만 유턴기업의 입지·설비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수도권을 제외한 규정은 그대로 유지했다.

정부가 2013년 유턴기업지원법을 제정한 이유는 국내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실적은 미미했다. 지난 5월까지 유턴기업은 6년간 60개에 불과하다. 미국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1천600개 기업이 모국으로 돌아왔다. 일본 유턴기업은 2015년 한 해에만 724개에 달했다. 이는 기업이 떠났던 국내 경영환경이 개선되지 않았고, 국내 복귀 기업에 대한 지원이 미미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국내 경영환경은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등으로 더욱 악화됐다. 정부는 대신 유턴기업 지원책을 강화한 셈이다.

문제는 유턴기업들이 선호하는 수도권을 계속 지원대상에서 배제한 점이다. 기업들이 수도권에 새 보금자리를 만들려면 토지매입 공장신설 비용을 온통 자력으로 감당해야 한다. 이마저도 수정법 규제로 땅 찾기가 힘들다. 대기업과 그 계열사, 첨단업체들은 각종 인프라가 집중된 수도권을 선호하지만, 정부는 지방으로 올테면 오고 아니면 그대로 해외에 있으라는 식이다. 지원법 제정 이후 지난해까지 유턴한 기업 52개 중 경기도와 인천에 둥지를 튼 기업은 10개에 불과하다.

노동유연성이 점차 악화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해외진출 추세가 확대되고 있다. 정부가 유턴기업 지원을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구별하는 여유를 부릴 정도로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 최소한 첨단제조산업과 지식서비스산업만이라도 수도권 입지를 원하는 유턴기업들이 제재없이 들어올 수 있도록 수도권 차별을 없애야 한다. 가뜩이나 어려워진 경영 환경을 감수하고서라도 돌아오겠다면 그 자체로 감사한 일인데,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구분해 강짜를 부리며 어쩌자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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