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종교적 병역거부' 예비군 훈련 불응한 20대 남성 항소심도 무죄

손성배 기자

입력 2019-11-22 18: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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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주의' 신념에 따라 예비군 훈련에 불응한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 판결 당시 종교적인 이유가 아닌 병역 거부자에 대해 내린 첫 무죄 판결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22일 수원지법 형사항소1-1부(부장판사·박석근)는 두차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예비군법 위반, 향토예비군 A(28)씨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2013년 2월 제대하고 예비역에 편입된 이래 일관되게 '인간에 대한 폭력과 살인의 거부'라는 비종교적 신념에 따라 예비군 훈련을 거부하고 있다"며 "자신의 가족에게 폭력이 가해지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양심에 따라 비폭력적 수단으로서 대항할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설시했다.

이어 "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고 있었던 때부터 일관되게 양심에 따라 예비군 훈련을 거부했던 점, 유죄로 판단될 경우 예비군 훈련을 면할 수 있도록 중한 징역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한 점, 예비군 훈련을 대체할 수 있는 제도가 도입되면 이를 적극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양심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하다는 사실이 소명된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 2013년 2월 전역하고 예비역에 편입됐으나 2016년 3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총 16차례에 걸쳐 예비군훈련과 병력 동원훈련에 참석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피고인이 폭력성 있는 게임을 했다는 사정을 들어 피고인이 양심에 반하는 행동을 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자 했다. 피고인이 어릴 때 총기로 사람을 공격하는 '카운터 스트라이크'와 '오버워치', '리그 오브 레전드' 등 게임을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또 현역 복무를 마쳤다는 점에서 이미 양심과 타협한 적이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심은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미군의 민간인 학살 동영상을 본 뒤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그만두게 됐다고 진술했으며 오버워치, 리그 오브 레전드는 캐릭터 생명력이 소모되더라도 죽는 것이 아니라 다시 부활하고, 공격을 받더라도 피가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점 등 게임을 했다는 사정 만으로 피고인의 양심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것이 아니라고 단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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