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호 칼럼

[이명호 칼럼]꼰대와 멘토 감별법

기성세대, 자리떠나면 능력부족 자책
조직 발휘력 '자신의 힘'으로 착각도
젊은세대에게 실력있는 멘토 되려면
목표 정해주고 수단 자율에 맡기고
다양한 방식 시도하도록 격려해야

이명호 (재)여시재 솔루션디자이너
이명호 (재)여시재 솔루션 디자이너
꼰대라는 말이 들리면 주위를 둘러보다가 이제 나를 되돌아보게 된다. 나름 젊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에게도 '꼰대'라는 꼬리표가 붙어있는 것이 아닌가를 의식하게 된다. 수 천년 전에 건축된 이집트 피라미드에 '요즘 세상과 젊은이들 보면 난세'라는 글이 기록돼 있다고 하니 세대 간의 차이라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세월과 함께 따라오는 말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안일한 것 같기도 하다. 꼰대가 아닌 멘토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얼마 전 여럿이서 기업의 변화에 대해 토론을 하다 갑자기 꼰대라는 말이 나오면서 세대 간 차이를 목격했다. 저런 말 하면 꼰대라고 할 텐데 걱정을 하면서도, 저런 '조언'도 수용 못하면 그것도 문제지 하면서 귀를 기울였다. 그 선배의 주장은 이렇다.

우리가 회사를 다니는 것은 회사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회사 안에 있는 사람들과 공동체를 만들고, 팀을 만들고, 같이 일해나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러나 소위 90년대 이상의 Z세대들은 그것을 모른다. 그래서 함께 일하거나 동료 경험을 하지 못한다. 자기중심적인 행동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긴다. 오죽하면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이 나왔겠는가. 그냥 다르다가 아니라 왜 달라졌는가에 대한 근본 원인을 따져봐야 한다. 이 세대들은 스마트폰과 같이 성장한 세대이다. 옆의 친구와도 밥 먹으면서 카톡하는 세대이다. 대화할 줄을 모른다. 그리고 꼰대와 일하기 싫어한다. 윗사람들을 다 꼰대로 본다. 자기가 의견을 냈는데 팀장이 반대하면 팀장이 생각이 막혀서 자기 의견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 세대들은 페이스북과 인스타의 '좋아요'만 받은 세대이다. 거부당하지 않고 늘 칭찬만 받아왔다. 그래서 회사 등 조직에 들어가서 비판을 들으면 감당을 못한다. 이 세대들이 40대가 돼서 사회의 주력 인사가 됐을 때, 후배와 조직을 어떻게 이끌고 협력을 해나갈 것인지가 걱정된다고 말을 마쳤다.



반면에 젊은 친구들은 듣는 내내 자기들을 너무 모른다는 표정이었다. 젊은세대는 누구보다 자기 의견이 뚜렷하고, 얇지만 넓은 수평적인 인간관계를 가지고, 다양한 의견을 듣는 세대라고 강변했다. 단지 지금의 회사나 조직의 경직된 문화, 수직적 위계적 관계를 불편해하는 것이고, 바뀌어야 할 문화로 보고 있기 때문에 적응을 거부하는 것이다. 이것을 기성세대는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느 의견에 더 공감하는가에 따라 꼰대냐 아니냐의 레이블이 붙여질 것이다.

분명 기존 세대보다 다양한 스마트 기기와 도구를 다룰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부분에서는 업무 생산성도 높다. 최근에 한 공익근무 청년이 수작업으로 몇 달 걸리던 일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30분 만에 처리했던 이야기가 젊은이들의 커뮤니티에서 유행했던 적이 있다. 기성세대, 기존 조직은 일을 막무가내로 시킨다는 인상을 받았을 것이다. 되돌아봐야 할 기성조직의 단면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성세대가 자신의 경험 중심으로 조언하는 것은 젊은세대에게 별 도움이 못된다. 많은 기성세대들이 조직을 떠나면, 자신의 능력이 이렇게 변변치 못한 것인가를 자책한다. 직책을 자신과 동일시하였는데, 직책이 떨어지면 평범한 동네 아저씨일 뿐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또한 회사에서 역량이라고 여겼던 것들이 쓸모없는 잔재주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 조직이 발휘하던 힘을 자신의 힘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그러면 젊은세대에게 말만 앞서는 꼰대가 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능력 있는 멘토가 될 수 있을 것인가? 필자가 경험한 한 멘토가 생각난다. 조직에서 멘토는 폭의 관리자, 목표에 의한 조직 관리자이다. 목표를 정해주고 수단은 개인의 자율적인 폭을 인정하고, 그 경험 속에서 성장하게 한다. 수단에 개입하면 자율성이 떨어지고 개인의 자율성이 높을 때 창의성과 헌신성이 나온다. 많은 기업들의 선의 관리(주어진 규율에 맞춰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관리 방식)는 안정적이지만 조직의 혁신과 개인의 성장이 없다. 개인의 실패가 조직의 실패가 되지 않도록 대비하고, 개인이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도록 격려한다. 노력이 부족하면 엄하게 꾸짖고, 자신의 한계에 맞부딪쳐 이를 극복하며 성장하도록 한다. 그러면 젊은 직원들은 어떤 과제도 감당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물론 일부는 탈락해서 떠난다. 그렇게 직원을 성장시키는 사람이 꼰대가 아니고 멘토가 될 수 있다.

/이명호 (재)여시재 솔루션 디자이너

경인일보

제보안내

경인일보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자 신분은 경인일보 보도 준칙에 의해 철저히 보호되며, 제공하신 개인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됩니다. 제보 방법은 홈페이지 외에도 이메일 및 카카오톡을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이메일 문의 : jebo@kyeongin.com
- 카카오톡 ID : @경인일보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에 대한 안내

  • 수집항목 : 회사명,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 수집목적 : 본인확인, 접수 및 결과 회신
  • 이용기간 :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기사제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익명 제보가 가능합니다.
단, 추가 취재가 필요한 제보자는 연락처를 정확히 입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최대 용량 10MB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