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연합뉴스=외교부 제공 |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오늘(4일) 방한한다. 그의 방한은 지난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논란 이후 처음이다.
왕 외교부장은 이날 정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 및 공관 만찬을 갖는다. 다음 날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다.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양자 관계와 한반도 정세, 지역·국제 문제 등 다양한 현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한에서 가장 관심이 쏠리는 대목은 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일정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4년 7월 국빈 방한을 마지막으로 한국을 찾지 않은 시 주석의 방한 계획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양국은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을 추진했지만, 미중 무역협상 등 현안으로 미뤘다.
외교부 당국자는 "시진핑 주석이 방한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한중 양쪽에 있다"고 설명했다.
내달 하순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진 한중일 정상회의 의제와 일정 조율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중일 정상회의에 중국 측에서는 관례적으로 총리가 참석하는 만큼 문 대통령과 시 주석 회담이 가능할지는 불확실하다.
왕 외교부장 방한은 지난 2015년 10월 31일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를 수행해 서울을 찾은 이후 4년여 만이다.
강 장관 초청 형식을 띤 이번 방한은 양국 정부가 사드 갈등 이후 관계 정상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양국 관계가 경제·관광·문화 등 다방면에서 사드 이전 상태를 회복하지 못하는 가운데 중국이 유지 중인 일부 압박성 조치에 변화가 있을지도 관심이다.
미국과 패권다툼을 벌이는 중국이 미국의 중거리미사일 배치 시도,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배제 등 여러 현안에서 한국을 향해 중국 이익에 반하지 않는 쪽으로 설 것을 압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사드 이후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한중 관계가 진일보할 계기가 될 것 같다"면서 "중국은 관계개선을 위한 의제를 논의하는 동시에 미중 전략적 경쟁구도 하에서 한국에 여러 요구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손원태기자 wt2564@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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