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숨은 이야기 대학별곡·54]'지역 거점 국립대학 날갯짓' 인천대학교

기업·기관 맞춤형 인재 새싹들 '1등'보단 '유일' 대학이 키운다

윤설아 기자

발행일 2019-12-10 제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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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예비 고용주들, 예비 취업자 양성 교과과정 '직접 설계'
SK인천석유화학·풀무원 등 40여곳 474과목 개설 호응
전공 별개 입사시험 응시기회… 대학 취업률 상승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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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인천대학교가 올해 개교 40주년을 맞아 인천의 지역 거점 국립대학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대는 1979년 사립대학으로 시작해 1994년 시립대학으로, 2013년부터는 국립대학법인으로 전환을 이룩한 유례없는 대학이자 대한민국 학원민주화운동의 산물이기도 하다. 

 

연구 분야에서는 바이오, 통일 후 통합 등을 중심으로 한 집중적 연구중심대학(Focused Research University)을 지향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는 기업이나 기관이 대학 내에 들어와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과과정을 개설하는 '매트릭스 칼리지(Matrix College)'를 도입해 국내외 40여 곳의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천시와 재정 지원 협약을 새로 맺으면서 국립대지만 자치단체의 지원까지 받아 안정적인 재정 운영도 가능해졌다. 

 

이에 인천대는 지역 거점 국립대학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다하는 한편 나눔과 봉사심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과과정도 활발히 운영 중이다.

'1등(The first)'이 아닌 '유일한 대학(The only one)'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인천대의 궁극적인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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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학교 본관 전경. /인천대 제공

■ 고용주가 직접 설계하는 교육

인천대의 학생 교과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일반 기업과 정부,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매트릭스 칼리지'다.

전통적으로 대학의 교과과정이나 산업 인턴제도 등의 프로그램은 교수가 디자인하고 운영했다.

그러나 이 제도는 기업이나 정부 기관이 직접 교과과정을 설계해 운영하면서 원하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교수의 관여 없이 예비 고용주들이 예비 취업자를 교육하고 필요한 인재상을 양성하는 것이다. 대학은 2016년 7월 이 제도를 도입했다.


현재까지 SK인천석유화학, 국가브랜드진흥원, 풀무원, 한국콜마, 블랙야크, 산업정책연구원 등 40여 곳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전체 교과목 2천504개 중 474과목의 매트릭스 교과목이 개설돼 학생들의 호응을 받았다.

 

이 제도에 참여하는 기업이나 기관은 직접 학과를 설계해 학생을 모집한다. 또한 학생에게 학업부터 취업까지 '멘토링' 서비스도 제공한다.

학생들은 제2전공으로 선택할 수도 있으며 자신이 취업하고자 하는 산업분야를 배우고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를 갖게 된다.

인천대 학생들은 제1전공과 별개로 기업·기관·정부 설계 학과 전공을 취득하거나 배워 해당 기업·기관·정부 입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편 기업·기관·정부 입장에서는 사전 신입사원 교육 효과를 볼 수 있고, 인천대 입장에서는 취업률 상승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대학 측은 "기업이 신입사원을 고용할 때 관련 전공 이론을 하나 더 아는 것 외에도 유연한 사고방식, 실전 감각 등을 요구하고 있다"며 "사회 수요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학과 설계 권한을 대학과 교수가 아닌 직장이나 경영자, 기관에 위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위적 학제개편과 구조조정 없이 사회 수요에 다가가는 지속가능하고, 유연한 학과 체계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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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성 인천대 총장이 지난 10월 학생들과 함께 교정을 걸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인천대 제공

■ 바이오·통일 미래 먹거리 준비하는 대학


인천대가 위치한 송도신도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을 중심으로 한 바이오신약단지와 생물산업연구단지 등 바이오 산업이 활발한 도시다. 이 때문에 바이오 분야 연구 지원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여기에 인천시가 민선 7기 정부 들어 송도에 대학의 연구개발(R&D) 기능을 연계한 '바이오 클러스터'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천대와 인천시는 최근 맺은 협약에서 시가 송도 11공구 9만9천㎡ 부지를 조성원가에 제공하는 조건으로 대학이 R&D 기관을 유치하기로 했다. 

 

이에 대학은 국내외 유명 바이오 관련 연구소와 기업체를 유치해 인천대 중심의 국제적 산학클러스터를 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바이오 연구 중심 대학으로 확장하기 위해 대학 부설 연구소를 설립하고, 바이오산업 인력 양성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해 인천 송도와 인천대를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인천대는 급변하는 남북 문제와 국제 정세를 연구해 미래를 대비하는 '통일 후 통합' 연구에도 매진하고 있다. 남북통일에 대비해 갑작스러운 정치적, 사회적 변화에 따른 혼동과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대학이 선도적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다.

인천은 지리적으로도 북한과 가깝고 인천항, 인천공항 등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남북 통일 이후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지역으로 꼽히기도 한다.

대학은 2018년 4월 인천대 부설 연구소로 통일통합연구원을 설립, 최근까지 중국 옌벤대 조선한국연구센터와 공동 연구, 심포지엄 등을 활발히 벌였다.

인천대는 이 같은 연구로 통일에 대비해 사전 연구와 매뉴얼 구축으로 통일 직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통일 관련 다양한 연구 자료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밖에 대학은 중국(일대일로), 스마트시티·에너지(4차산업혁명) 등도 연구 특성화 봉우리로 선정해 모든 단과대학 교수들이 전공을 구분하지 않고 함께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KOICA, 수도권매립지공사와 함께 개도국 기후금융 역량 강화 사업 개발 국제워크숍을 벌이는 등 기후변화나 환경 문제에도 집중적으로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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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와 연수구가 지난달 27일 '4차산업혁명 청년창업지원센터' 리모델링 공사를 완료하고 개소식을 열었다. /인천대 제공

송도 11공구 9만9천㎡ 국내외 유명 바이오 R&D 메카로
'통일 후 통합' 사전 연구·매뉴얼 구축 컨트롤타워 역할
고전 300권 읽기 등 인성 강화… 3세대 시민 평생교육도

■ 학생에게 사회적 가치 가르치는 교육

조동성 인천대 총장은 지난 9월 인천경영포럼에서 "미래의 대학은 '나눔·봉사형'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라며 "학부 4년 8학기 중 한 학기는 국가나 사회를 위한 봉사활동 학기로 둬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의 사회적 책임이 지역 사회 환원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함양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에도 있다고 본 것이다. 인천대는 최근 한국드라마치료연구소와 MOU를 체결하고 학생을 대상으로 한 인성 역량 강화 시범사업을 시작하기도 했다.

고전 책 300권 읽기도 비슷한 맥락에서다. 인천대 학생들은 서양고전 100권·동양고전 100권·한국고전 100권 가운데 고전을 읽고 토론과 에세이 작성을 수행하면 학점을 취득할 수 있다.

대학은 국내 대학 중에서는 처음으로 예산 편성 시 사회적책임(CSV) 이론에 입각한 제도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연구 업적, 교육 효과, 취·창업 등의 성과 평가를 통한 사업 우선순위를 선정하는 것과는 별개로 사업이 사회적 가치를 얼마나 창출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 항목(8개)별 점수 산정 후, 사업별 우선순위를 선정하는 것이다.

대학이 국제 경쟁력을 갖춘 거점대학으로의 육성을 위해서는 대학의 고유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공유한 사업에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공유가치 창출 예산편성에 대한 성과는 2019년 사업예산을 기준으로 2020년부터 측정·분석할 예정이다.

■ 300만 인천시민의 평생교육 견인


INU 워드마크
인천대는 고령화로 인한 인구증가와 생산 가능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세대'에 거친 시민 평생교육도 설계하고 있다.

인천대에 따르면 현재 인천시민 10명 중 2명은 재교육이 필요하며, 2030년에는 10명 중 4명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천대의 3세대 재교육은 세대별 평생 교육을 통해 협동조합이나 창업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20~30대 재교육은 취업·창업·스타트업을 위한 교육으로 창업 기회를 제공하는 데에 있다. 졸업 전 전공 전환, 졸업 후 직업 컨설턴트, 다른 대학으로의 진학 등을 돕기도 하고 청년들이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

40대 재교육은 경험과 기술에 맞게 재취업을 연계하거나 안정적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한다. 사업성이 높은 창업 아이디어는 관계 기관이 적극 지원해 서비스와 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60대에 대해서는 사회 구성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경우에 따라 '실버 협동조합' 설립을 지원해 인천시, 인천시 산하기관, 인천 입주기업이 책임지고 소비하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다.

대학은 올해 안으로 미추홀구 도화동에 있는 인천전문대 부지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 내년부터 평생 교육 활성화에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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