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토리

[이슈&스토리]일상에 스며든 키오스크, 당신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긴말없이 주문' 편리한 터치… '친절없는 메뉴' 불편한 먹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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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 /아이클릭아트

#똘똘하네

月 임대비 20만원내외… 시간 절약·거부감 적어
공항 안내로봇·음성인식·헤어스타일 검색 '진화'

#난감하네



기계에 익숙지 않은 노년층·장애인엔 '무용지물'
만족도 떨어지는 측면도… "소비자 위한 배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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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음식점, 미용실, 주민센터, 도서관, 게임방, 쇼핑몰, 극장, 지하철역….

이들 장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답은 '키오스크(Kiosk)'가 설치된 지역이라는 점이다.

키오스크는 '무인 정보 단말기'를 말한다.

 

사람과 대화를 하지 않아도 터치스크린 등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얻거나 음식점 등과 같은 곳에서는 결제를 진행할 수 있다. 

 

키오스크는 지하철역 등 다수가 모이는 장소를 중심으로 설치되기 시작했지만, 점점 일상으로 스며들면서 테이블이 2~3개에 불과한 소규모 점포와 미용실, 게임방 등 곳곳에서 볼 수 있을 정도가 됐다.

 

특히 프랜차이즈 음식점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키오스크를 도입하면서 키오스크는 최근 수년간 급격하게 확대됐다.

스퀘어원 키오스크
스퀘어원 키오스크. /경인일보DB

키오스크가 확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로는 '비용 절약'이 꼽힌다. 키오스크는 안내원과 식당 직원, 발권 담당 직원 등 사람이 하는 일을 대신해 준다. 인력을 채용했을 때보다 더 적은 비용이 든다. 

 

음식점 등에서 음식 주문과 결제 등에 사용하는 키오스크의 임대 비용은 월 20만원 안팎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키오스크 사용은 시설 운영 측면에서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최근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되면서 키오스크에 대한 수요가 더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하나의 이유는 '소비자 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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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는 소비자로 하여금 시간을 절약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랜 시간 기다리지 않아도 원하는 정보를 얻거나 주문을 할 수 있다. 

 

여러 대의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으면 직원을 대면할 때보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직원의 불친절한 응대 등으로 기분이 나빠질 일도 없다. 

 

소통의 오류도 없어진다. 이러한 일 때문에 사람을 직접 상대하는 것보다 키오스크를 더 선호하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인천에 본사를 둔 키오스크 개발·생산업체 '엘리비젼' 관계자는 "키오스크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다"며 "특히 대면 서비스보다 기계를 조작하는 것을 편리하게 여기는 분도 많다"고 했다.

온라인 리서치 기업 '두잇서베이'는 지난해 5월 3천528명을 대상으로 키오스크와 관련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에서 키오스크를 이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73%를 차지했다.

이용 경험이 있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가장 많이 이용한 키오스크를 물었을 때 '접수·발매용 키오스크'(극장, 항공사, 대중교통)가 74%로 가장 많았다. 

 

'상품 주문용 키오크스'(PC방, 외식업계)와 '안내용 키오스크'(관광·상품 정보) 등을 이용했다고 한 응답자도 각각 65.7%와 57%로 절반을 넘었다.

이슈앤스토리 / 키오스크 확산. 명과 암.
인천공항 여객터미널에 설치된 무인안내로봇 '에어스타'.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키오스크와 직원 안내 서비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무엇을 선택할지 묻는 질문에는 '둘 다 상관없다'는 답이 42.1%로 가장 많았고, '키오스크'라고 답한 이들은 18.7%였다. 

 

60% 이상이 키오스크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고 응답한 것이다. 직원 안내 서비스가 더 좋다는 응답은 39.2%였다.

키오스크는 현재 터치스크린 방식이 대부분이지만, 점차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해 인천공항 여객터미널에서 안내로봇 '에어스타'를 선보였다. 에어스타에 탑승권을 스캔하면 탑승구까지 안내한다. 음성 인식도 가능해 말로 질문하면 이에 대한 답변을 준다. 

 

에어스타는 인천공항의 '명물'로 자리 잡고 있다. 안내 로봇도 '무인 정보 단말기'라는 측면에서 키오스크에 포함된다.

인천공항공사는 고정형 키오스크에도 다양한 기능을 도입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내년 초부터 AI(인공지능) 기반의 음성 인식 기능이 도입된 키오스크를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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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비젼이 만든 미용실 전용 키오스크인 '미라보'. 거울기능을 하면서 검색과 동영상 시청 등 다양한 기능을 담고 있다. /엘리비젼 제공

엘리비젼은 미용실 거울을 대체한 '미라보'를 판매하고 있다. 

 

미라보는 거울의 기능을 하면서도 화면을 통해 영상을 볼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헤어 스타일을 검색할 수 있다. 결제 등도 가능하다. 키오스크가 다양한 분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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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면서 단점도 드러나고 있다.

 

기계에 익숙지 않은 노년층 등에게는 오히려 '불편함'으로 다가올 수 있다. 

 

키오스크가 사업주 중심으로 만들어지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된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인하대학교 여정희 교수(소비자학과)는 "중년 이후나 노년층은 키오스크 사용에 두려움을 많이 느낀다"며 "사용이 어렵지만 도움을 청할 곳도 마땅치 않다"고 했다. 

 

이어 "사업자에 의해 도입된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측면이 많다. 시각장애인이나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키오스크를 이용하기 어렵다"고 했다.

음식점에서 키오스크를 이용하면 특정 재료를 빼달라고 하는 등의 요청을 할 수 없게 된다. 

 

소비자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여정희 교수는 "기술이 발달하고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는 것을 막을 순 없다"면서도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도 소비자를 위한 배려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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