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희비 엇갈린 미군기지 반환, 우선순위 정해야

경인일보

발행일 2019-12-13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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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11일 주한미군기지 4곳을 즉시 반환받기로 결정한 것은 일종의 고육책으로 보인다. 기지 오염정화비용 부담을 둘러싼 한·미간 이견은 해소될 기미가 없는 데다, 기지 소재 지방자치단체들의 반환요구는 거세지는 상황에서 반환을 무작정 지연시킬 수 없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여기에 반환 미군기지 오염정화비용 부담을 미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공세에 맞설 카드로 활용하기 위한 복안도 전격적인 미군기지 반환 결정에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군기지 반환과 관련한 정부의 정책판단 배경과는 별개로 실제로 미군기지를 활용할 지방자치단체들의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인천은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부평 캠프마켓(44만㎡)을 통째로 반환받게 돼 도시개발의 숨통이 틔었다. 당장 내년부터 기지 일부를 시민에 공개하고 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반환부지 발전종합계획을 수립키로 하는 등 도시 전체에 활력이 돌고 있다.

반면 경기도내 지자체들은 동두천시는 캠프 호비의 일부인 쉐아사격장(2만3천㎡)이 반환대상에 포함됐지만, 해당 부지가 좁은 면적에 산악지역이라 개발 여지가 없어 반환의 의미가 없다며, 반환을 학수고대했던 캠프 모빌이 빠진데 대해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의정부시는 총 493만5천㎡ 규모의 미군기지 3곳 중 한 곳도 포함되지 않자 정부에 항의공문 발송을 예고하며 반발하고 있다. 캠프 레드 클라우드(83만6천㎡)와 캠프 잭슨(164만2천㎡)은 지난해 병력이 평택으로 이전해 폐쇄했지만 이번 반환대상에서 제외됐다. 의정부시의 반발에는 각 기지별 개발청사진을 마련해놓고 기다린 10년 세월의 고단함이 농축돼 있다.

평택 미군기지 신설로 반환대상 미군기지 80곳 중 이번 반환기지까지 포함해 58곳이 반환됐다. 미군 측은 남은 22곳 중 13곳은 반환준비가 완료됐다고 밝혀 앞으로도 정부가 결심하면 미군기지 반환은 속속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정부는 기지별 반환이익의 크기를 따져봐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각종 중금속에 오염된 미군기지는 정화가 늦어질수록 오염이 심화되면서 정화비용이 확대된다. 부평 캠프 마켓은 부지 절반 정도는 오염조사도 이루어지지 않아 정화비용 예측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러니 의정부처럼 반환부지가 넓을수록 비용은 추가된다.

정부가 미군기지 반환을 결단했다면 지금이라도 반환 이익의 크기를 따져 우선순위를 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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