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력으로 12월 22일경은 절기상 동지에 해당한다. 동지는 말 그대로 겨울철 음의 기운이 지극하여 더 이상 자라날 수 없어 양의 기운이 처음으로 생기는 때이다.
서양의 고대 로마에서 태양절을 중요하게 여겼던 역사와 의미맥락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동지는 음력으로 11월에 해당하는데 음력 1일에서 10일까지, 11일에서 20일까지, 21일에서 30일까지 구분하여 애기동지, 중동지, 노동지라 부르며 죽과 떡을 만들어 먹는 기준으로 삼기도 하였다.
주역에서 동지는 지뢰복괘의 괘상과 부합하기 때문에 공자는 지뢰복괘에 동짓날 풍속을 소개하였다. 고대 성왕들은 동짓날 성문을 닫아걸고 장사하는 이들이나 여행객들의 통행을 금지시켰다는 내용이다.
일반적으로 한해가 시작하는 기준이 되는 절기를 입춘으로 여기고 있고 실제로도 역법에서 한 해의 시작은 입춘이다. 그러나 좀 더 근본적으로 따져보면 음이 극한 가운데 양이 처음으로 생겨나는 상을 지닌 동지야말로 새해의 시작점이다.
그러므로 동지에 성문을 닫는 것은 새로 생긴 양기를 소중히 여겨 잘 자라나도록 하려는 마음이 담긴 행위이다. 왕궁만 성이 아니라 우리들 인체도 하나의 성이라고 볼 때 동지에 몸단속을 하며 한 해를 미리 그려보는 것도 좋겠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저작권자 ⓒ 경인일보 (www.kyeongin.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