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 상장·가족 민속놀이… '우리들만의 추억'

의정부 솔뫼초등학교 4개반 100명 '이색 졸업식'

김도란 기자

발행일 2020-01-13 제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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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솔뫼초등학교, 테마가 있는 학급졸업식 열어
최봉선 솔뫼초등학교 교장이 각 학급을 돌며 졸업생 개개인에게 졸업장과 상장을 전해주고 있다. /의정부교육지원청 제공

길러주신 은혜 정성담아 '감사 편지'
타임캡슐속 자신에게 보내는 '글귀'
최봉선교장, 개개인 100가지賞 수여


모두의 행사는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현직 교사들이 자신의 졸업식을 돌이켜보면 운동장에 모여 듣던 교장선생님 축사는 그 자리에서 물어봐도 무슨 말씀을 남겼는지 기억에 없었다.

특히 청중에게 '아무말'인 축사가 길어지면 그보다 견디기 힘든 고문도 없었다.

의정부시 용현동에 자리한 솔뫼초등학교는 졸업식의 단위를 각 학급으로 좁혔다. 1년을 함께 산 친구들과 선생님이 그들의 마지막 날마저 그들답게 장식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것이 교장선생님 말씀으로 칠해지는 졸업식보다 '졸업'의 의미를 새기기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지난 9일 4개반 100명의 졸업생들은 반 토론을 거쳐 졸업식 행사를 정했다. 6학년 1반은 자신들을 이만큼 길러내기 위해 밤잠을 설친 부모에게 상장을 전달했다.

각자의 편지처럼 상장 문구가 쓰였고, 한 분 한 분을 모셔 그분들의 정성에 박수를 보냈다.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고…'라고 읊었을 교장선생님의 훈계 대신 며칠을 고민하며 정성스레 쓴 자신의 글귀가 집안 장식장 어딘가에서 부모님의 은혜를 가르칠 터였다.

6학년 3반은 좀 더 즐거운 행사를 마련했다. 학교에서 학부모와 학생이 공동체 놀이를 진행했다. 매일 보는 부모님이지만 어울리는 공간이 학교가 되자 관계는 더 친밀해졌다.

가족단위 민속놀이 대항은 솔뫼초 6학년 3반 동문들만의 추억이다. 다른 반 친구들은 타임캡슐을 열고 나에게 쓴 편지를 읽으며 지난 시간을 돌이켜 봤고, 담임 교사로부터 가슴 아린 응원의 말을 듣기도 했다. 그것 역시 그들만의 추억이다.

최봉선 교장은 "형식적인 행사를 지양하고 학생이 주인공이 되는 졸업식을 만들기 위해 고민했다"며 "아이들 개개인을 찾아가 졸업장을 직접 전해준 것도, 100명에게 100가지 상을 전한 것도 그런 취지"라고 설명했다.

자신만의 추억을 만든 학생들은 마지막으로 강당에 모여 방과후 가야금부와 뮤지컬부 학생들의 공연을 감상했다. 학생들의 댄스공연도 이어졌다.

한 졸업생은 "6년 동안 내가 무엇에 흥미가 있고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게 됐다"며 "많이 배우고 성장함을 느끼는 나 자신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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