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줌인]인천 송도 조합 아파트 학교용지부담금 '폭탄' 소송 1심 결과 '대해부'

法 "신뢰보호 위배 관련 부과처분 취소" 인천시, 원고에 74억 지급해야

박경호 기자

입력 2020-01-17 20: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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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6-8공구
송도6-8공구 /경인일보 DB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2천700여세대 규모 조합아파트에 70억원대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한 것은 위법이라는 법원 판단(1월 16일자 7면 보도)이 최근 나왔다.

학교용지부담금은 대규모 택지개발로 인구가 급증하면서 필요한 학교용지를 확보하기 위해 개발업체로부터 징수한 학교 부지 매입비용이다. 학교를 지을 땅을 무상으로 받기도 한다. 전국적으로도 학교용지부담금 부과·징수문제로 지자체와 개발사업시행자 간 법적 분쟁이 발생하곤 한다. 소송 규모가 100억원대가 넘는 아파트도 있다. 

이번 인천경제청과 송도국제도시 조합아파트 간 학교용지부담금 관련 소송의 1심 결과가 추후 인천지역을 포함한 또다른 아파트의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사건의 개요

인천경제청은 2018년 10월 송도8공구에 있는 2천708세대 규모 'e편한세상 송도'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에 학교용지부담금 74억2천200여만원을 부과했다. 

이 아파트는 송도포레스트카운티지역주택조합이 사업을 추진했다. 조합원 1인당 270여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규모다. 조합 측은 그해 11월 부담금을 인천시에 모두 납부했다.

인천경제청은 2017년 3월 학교용지법이 개정돼 경제자유구역도 학교용지부담금 징수 대상에 포함됐다는 이유로 'e편한세상 송도' 아파트 조합에 부담금을 부과했다. 

학교용지확보등에관한특례법'(학교용지법)은 학교용지 무상공급에 한해 학교용지부담금을 면제하도록 규정한다. 인천경제청은 2018년 7월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이 송도6·8공구에 건립되는 학교용지는 교육청에 유상으로 공급하되, 소요되는 재원은 전액 인천시가 교육청에 지원하기로 협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무상공급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앞서 인천경제청은 2016년 3월과 5월 공문으로 'e편한세상 송도' 조합 측에 학교용지를 무상으로 공급하고, 학교용지부담금을 면제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2017년 3월 학교용지법 개정 전이던 당시 법제처 유권해석에 따라 '개발사업시행자가 지자체인 경우 학교용지 무상공급 의무'를 준용했다는 이유다. 

그러다 인천경제청이 학교용지법 개정 이후 무상공급 근거가 없다며 유상공급을 이유로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했다는 게 조합 측 주장이다.

조합 측은 인천경제청이 아파트 건설사업계획을 승인하면서 학교용지부담금 납부를 조건으로 내걸지 않았고, 2016년 당시 경제청이 공문으로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뒤늦은 부과는 위법"이라며 인천지법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줌인송도 송도국제도시 6.8공구 항공촬영
줌인송도 송도국제도시 6.8공구 항공촬영 /경인일보 DB

■법원의 판단

인천지법 행정2부는 송도포레스트카운티지역주택조합이 인천경제청과 인천시를 상대로 낸 '학교용지부담금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인천경제청이 학교용지부담금 부과처분을 취소하고, 인천시가 원고에게 74억2천2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인천경제청의 학교용지부담금 부과처분이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돼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인천경제청장은 학교용지부담금이 부과되는지에 대한 원고(조합)의 문의에 2차례 공문으로 '송도6·8공구는 학교용지법에 따라 개발사업시행자(인천시)가 학교용지를 무상공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학교용지를 무상으로 공급하는 경우 공동주택을 분양하는 자에게 학교용지부담금을 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송도6·8공구는 면제 대상'이라는 취지로 회신했다"며 "피고가 원고에게 한 회신은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 표명"이라고 했다.

이어 재판부는 "원고는 피고의 견해 표명을 신뢰해 사업을 진행하면서 학교용지부담금을 포함하지 않고 사업비를 책정했고, 이에 맞춰 조합원분담금을 산정했는데 뒤늦게 부과처분으로 약 74억원의 학교용지부담금을 추가로 부담하게 됐다"며 조합 측의 귀책이 없다고 봤다.

또 재판부는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이 2018년 협약을 통해 학교용지 무상공급을 전제로 협의했기 때문에 학교용지부담금 처분이 취소되더라도 인천시나 인천경제청이 거액의 재정부담을 지게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인천시가 송도6·8공구 사업시행자로 학교신설 등의 필요성이 일어나게 한 원인제공자에 해당할 뿐 아니라 사업시행으로 인해 상당한 재정적 수익을 거둔 것이 분명하다"며 "학교용지부담금을 실질적으로 부담하게 되더라도 학교용지부담금의 입법취지에 반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앞으로의 전망

인천경제청은 내부 방침을 정하고, 법률적 판단을 거쳐 항소할 것으로 보인다. 송도6·8공구에 있는 3천100여세대 규모 '센토피아 송도랜드마크시티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도 100억원대 학교용지부담금 취소 소송을 진행 중이다. 

'e편한세상 송도' 사건은 조합 측이 1심에서 승소했기 때문에 센토피아도 1심에서 같은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항소심에서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도 여전하다.

이번 사건에서 조합 측을 입장에 힘을 실었던 정의당 이정미 국회의원은 "인천경제청이 인천지법의 판단을 존중해 주택조합에 위법하게 부과해 납부된 학교용지부담금 74억2천여만원을 빠른 시일 내 돌려줘야 할 것"이라며 "오히려 항소로 인한 지연손해금 등 세금 낭비를 지양하고 송도6·8공구 토지대금에 학교용지 조성비용이 포함돼 있는지 투병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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