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역사행정' 퇴보·관료화 우려 목소리

인천시 '역사자료관 폐지' 기능·인력 시청으로 이관 결정

김민재 기자

발행일 2020-01-20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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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 등 '역할 확대' 요구에 역행
전문위원 사표 맞물려 논란 가열
시사편찬 간섭 등 전문성 약화도

인천시가 중구에 있는 역사자료관을 폐지하고 기능과 인력을 인천시청으로 옮기기로 결정하면서 인천시 역사행정이 퇴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역사학계와 일부 시민단체는 역사행정의 관료화와 전문성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인천시는 중구 자유공원 부근의 옛 인천시장 공관에 있던 역사자료관을 폐쇄하고 사무기능과 인력을 인천시청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이전 장소는 수돗물피해보상TF가 사용하던 본관 2층 대회의실 뒤편 사무실로 지난해 말 보상업무가 끝나 빈 공간으로 남았다.

인천시는 개항장 근대건축물인 옛 시장 공관을 시민에게 개방하기 위해 기존 역사자료관을 폐지하게 됐다고 설명했지만, 이번 결정에 대해 인천시 역사행정의 후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인천지역 시민단체와 역사학계는 시사편찬·역사총서 발간 업무 등을 해온 역사자료관 확대를 지속 건의해왔다.

서울시처럼 '역사편찬원'을 만들어 별도의 산하기관으로 독립해 역사자료의 수집과 조사, 연구, 편찬, 시민소통 업무를 확장해야 한다는 요구였다. 하지만 인천시가 역사자료관을 폐지하기로 확정하면서 오히려 뒷걸음질을 하는 셈이 됐다.

이런 와중에 최근 역사자료관 운영을 담당하던 전문위원이 사표를 제출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인천시는 이번 역사자료관 폐지 문제와는 무관한 개인 신상에 관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역사학계에서는 이를 심상치 않게 보고 있다.

해당 전문위원은 역사자료관의 존폐를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는 인천시와 역사학계의 비판 여론 사이에서 큰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사태는 인천시 문화재 담당 부서가 도시재생 담당 부서와의 힘 겨루기에서 졌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역사자료관의 폐지는 2018년 10월 민선 7기 인천시가 구도심 '균형발전'의 방안으로 내놓은 아이템이다.

개항장 근대건축물인 제물포구락부와 함께 인근의 옛 시장공관(역사자료관)을 문화시설로 꾸며 시민에게 개방해 관광객을 끌어모으자는 계획이었다.

두 건물은 모두 문화재 담당 부서에서 관리하고 있으나 사실상 도시재생 담당 부서가 끌고 갔다.

역사자료관의 폐지 이후 인천시 시사편찬 업무가 행정의 지나친 간섭으로 자율성과 전문성을 잃고 관료화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일각에서는 지역 역사 연구의 사랑채 역할을 했던 역사자료관의 기능과 함께 인천 관련 사료와 서적 등 1만5천여권이 뿔뿔이 흩어지고, 공무원만 남았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인천시는 시사편찬 업무가 '팀' 단위로 오히려 격상했고, 문화재과 사무실에 책상만 두는 것이 아니라 시청 내 별도의 공간을 확보해 지역 사회 소통의 기능을 변함없이 수행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옛 시장 공관 등 근대 건축물의 개방은 개항장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밝히고 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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