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총체적 난국'에 빠진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이국종 사의·닥터헬기 중단 "시스템 수술해야 해결"

강기정 기자

발행일 2020-01-22 제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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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면 닥터헬기
21일 오후 당분간 재운항이 어렵게 된 닥터헬기가 수원 군공항 계류장에 세워져 있다.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아주대병원과 갈등 센터장 "사퇴"
"22억 받고 간호인력 충원 절반뿐"
의료진 헬기탑승 거부 운항 못해

복지부·경기도 전담지원팀 검토
타센터 "외상치료 저평가 악순환"


수원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운영하는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가 기로에 섰다.

아주대병원 측과의 갈등문제가 조명되면서 센터를 이끌던 이국종 교수는 최근 센터장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표했고, 닥터헬기는 의료진들이 탑승을 거부하면서 언제 운항이 재개될지조차 불투명한 실정이다.

경기도·도의회는 중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경찰 수사로까지 치달을 모양새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다른 지역 권역외상센터 관계자들은 "결국 시스템 전반이 개선돼야만 해결되는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21일에도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의 손길을 기다리는 중증외상환자들이 이어졌다. 이날 하남시 초이동에선 3m 아래로 차량이 추락하면서 튕겨져 나간 운전자가 큰 부상을 입고 이곳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아주대병원과의 갈등 속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의 상처 역시 큰 상태다.

중심에는 센터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병실 확보, 인력 수급 등의 문제가 놓여있다.

지난해 경기도 국정감사 때도 참고인으로 출석했던 이국종 센터장은 "간호인력 67명을 충원할 수 있도록 22억원을 지원받았는데 절반 정도인 36명만 채용됐다. 나머지 인력 증원 요구는 반려됐다"며 열악한 여건이 개선되지 않음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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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수원 아주대병원 헬기장에 경기도 소방헬기가 비행 점검을 하고 있다. /김금보기자artomate@kyeongin.com

보건복지부·아주대병원 측은 외상센터 운영과정에서 적자가 불가피한 가운데 병원이 규정을 위반한 건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 센터장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복지부부터 아주대병원까지 숨 쉬는 것 빼고 모두 다 거짓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날 복지부 등과 대책을 모색한 경기도는 오는 3~4월 조직개편 과정에서 외상센터를 전담 지원하는 팀을 조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아주대병원과 이 센터장을) 최대한 설득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희시 도의회 보건복지위원장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도의회 차원에서 TF팀을 구성하려고 한다. TF팀에 이 센터장 등이 참여해서 시스템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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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수원 아주대병원 헬기장에 경기도 소방헬기가 착륙하고 있다. /김금보기자artomate@kyeongin.com

다른 권역외상센터 관계자들은 이번 논란은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만의 문제가 아니므로 현 권역외상센터 운영에 대한 시스템 전반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수도권의 한 권역외상센터 관계자는 "중증외상환자는 장기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환자다. 외상센터 중환자실을 나서 오랜 기간 일반 병실에 있어야 하는데 병실을 몇 개 늘린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다. 병원 평가 등에서도 그런 특수성이 잘 감안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외상환자 치료 행위가 저평가되는 실정"이라며 "저평가가 이어지면 적극적으로 인력이 충원되지 못한다. 지원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 중증외상환자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손이 가야 해 힘들 수밖에 없으니 이중고의 악순환"이라고 토로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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