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민들, 신종코로나 '제2의 메르스 사태'로 이어지나 불안감 확산

김종호·민웅기 기자

입력 2020-01-28 16:4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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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우한폐렴이 확산중인 28일 오전 평택항국제여객터미널 대합실에서 관계자들이 방역 소독을 하고 있다.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평택에서 지난 27일 국내 네 번째로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발생(1월28일자 1면 보도)한 가운데 평택시 등 보건당국이 확산 저지를 위해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지만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었던 시민들의 불안감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의심환자 신고 누락 여부를 두고 네 번째 확진 환자와 그를 초진한 병원 간에 진술이 엇갈리자 시민들은 확진 환자의 동선과 접촉자 수에 대한 보건당국의 발표도 믿을 수 없다는 반응까지 더해져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평택시는 28일 시청에서 언론브리핑을 통해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의 이동 경로 추적 결과 확진자는 총 96명과 접촉했고 이 중 32명을 밀접접촉자로 분류해 자가격리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또 시는 신종 코로나 확산 저지를 위해 음압격리병상이 설치된 관내 의료기관 4개소와 보건소 등 총 7개소에 선별 진료소를 설치하고 의사와 환자 및 조사대상 유증상자의 접촉자 등에 대한 분리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과 연결 통로인 평택항에는 임시진료소 설치와 열화상카메라 설치, 여객터미널 소독 등을 강화하는 한편, 관내 보육시설도 31일까지 임시 휴원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시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메르스 사태 겪었던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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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경기도 평택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관계자가 신종 코로나로 인한 임시 휴원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평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의 네 번째 확진자가 평택시 거주자로 확인됨에 따라 관내 모든 어린이집에 대하여 28일부터 31일까지 4일간 임시 휴원을 결정했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연합뉴스

평택지역은 지난 2015년 발생한 메르스 사태의 진원지로 34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4명이 사망했다. 격리자는 1천801명에 이르렀고, 능동관리자 또한 1천363명이나 됐다. 당시 평택지역은 메르스 사태의 장기화로 유령 도시화 됨은 물론 지역경제까지 직격타를 맞았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이번 신종 코로나 확진자 발생도 메르스 사태처럼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평택지역은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은 시점인데도 지역 내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평택역과 서정리역, 그리고 소사벌 등 상가밀집지역에 사람들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생기를 잃어가고 있다. 또 맘카페 등 지역에 기반을 둔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지난 메르스 사태를 떠올리고 비교해 신종 코로나의 공포가 온라인으로도 크게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확진 환자와 이를 초진한 의료진 간에 의심환자 신고 누락 여부를 두고 엇갈린 진술을 하고 있어 추가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보건당국의 발표 탓에 시민들은 역학조사로 밝혀진 접촉자 수에도 의구심을 품고 있다.

시민 박모(45)씨는 "평택시민들은 메르스 사태로 인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어 이번 우한 폐렴 사태에 대한 공포심이 어느 지역보다 강하다"며 "시를 비롯한 보건당국이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시민들 대다수는 '내 몸은 내가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 더욱 움츠러들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또 따른 시민 김모(56)씨는 "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벌써부터 거리에 사람이 없다"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지역경제가 붕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숨부터 쉬어진다"고 토로했다. 

평택/김종호·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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