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인간의 정치, 동물의 정치

김성주

발행일 2020-02-06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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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정치부 차장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에 가장 목 좋은 곳, 정치인들의 '얼굴 꽃'이 피었다. 4·15총선을 앞둔 지금,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다.

선거를 앞두고 분주한 풍경이 펼쳐지는 것은 비단 '사람의 세계'뿐 아니다. 봄이 되면 꿀벌도 선거를 한다. 새 여왕벌이 부화하기 전 1대 여왕벌은 일벌의 3분의 2를 데리고 새집을 찾는데, 그 과정에서 꿀벌의 민주주의가 펼쳐진다. 정찰벌들이 후보지를 보고 돌아와 '8'자 춤으로 보고를 하면 다른 벌들도 직접 장소를 확인해 새집을 고르는 데, 각각의 정찰벌들은 아무 눈치도 보지 않고 다수의 결정에 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도네시아의 짧은꼬리원숭이도 각자 자신의 판단에 따라 수렵에 나설 무리의 대장을 뽑는데, 나이나 서열, 힘 등을 보지 않고 평등하게 리더를 선정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 밖에도 붉은 사슴이나 고릴라, 아프리카 물소 등도 다수의 의견을 수렴해 이동할 장소를 선택하는 등 무리의 안정을 위해 민주주의를 선택했다.

인류는 민주주의가 수만 년의 역사 끝에 완성한 정치의 정수라고 자랑하고 있지만, 동물 세계의 민주주의도 뒤지지는 않는 것이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지역마다 예비후보들이 앞다퉈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유권자들에게는 예비후보자들의 뜨거운 분위기가 전해지지 않는 듯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으로 인한 불안감. 또 그 불안감이 가뜩이나 위축된 우리 경제를 때리면서 아직 후보도 정해지지 않은 선거판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단 어쩌면 내 삶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하다 할 수 있겠다.

그래도 유권자들의 눈과 귀가 선거에 열려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동물의 세계에서처럼 한 번의 실수가 공동체의 존립 자체를 흔드는 것은 아니어도 내 삶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이 정치고, 그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창구가 선거이기 때문이다. 몇 자만의 검색만으로도 수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요즘, 단 몇 분만을 투자해서 나와 같은 꿈을 공유하는 후보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다면 그만큼 보상이 큰 투자도 없을 것이다.

/김성주 정치부 차장 k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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