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행강제금 내도 이득" 단속에도 '배짱 방 쪼개기'

황준성·강기정 기자

발행일 2020-02-11 제10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방 쪼개기' 등 무단 용도변경 건축물에 대한 이행강제금 단속 처벌 수위가 낮아 임대 수익을 늘리기 위한 주택소유주의 불법행위 근절이 어려운 실정이다. 사진은 수원시 곡반정동 원룸촌 일대.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경기 대학가·산단 등, 사회초년생·취약층 '저렴한 방 수요' 높아
국토부 공문·지자체 인력 편성에도 부동산업계 "성과 어려울 것"


경기도에서 횡행하는 무단 용도변경 건축물(방쪼개기) 단속을 위해 정부까지 나섰지만, 처벌인 이행강제금이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는 데다가 저렴한 방을 찾을 수밖에 없는 사회 초년생이나 소외계층의 사회적 지위가 개선되지 않는 한 근절은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속된 경기 불황에 눕기만 해도 될 정도의 작고 저렴한 방을 찾는 수요가 줄지 않다 보니 방을 쪼개 임대 수익을 늘리는 게 이행강제금을 내는 처벌보다 낫다는 이유에서다.

10일 국토교통부는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불법 방쪼개기 단속 요령을 전달하고 철저한 단속을 당부했다.

방쪼개기는 다가구·다세대 주택 소유자가 주택의 내부에 가벽을 설치하는 등의 방식으로 방 수를 불법으로 늘리는 행위로, 이날부터 지자체들은 단속반 편성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부동산 업계는 정부와 지자체가 대대적인 단속을 벌인다고 해도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경기도는 지난 2017년 2월 '위반건축물의 효율적 정비·관리를 위한 제도 개선안' 자료를 만들어 국토부에 제출해 방쪼개기 근절에 나섰지만 사정은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다.

경기도는 대학 주변은 물론 기업이나 산업단지가 있는 수원 원천동·매탄4동·망포동·신동·곡반정동을 비롯해 원룸촌인 화성 진안동, 용인 흥덕 잔다리 마을 등까지 곳곳에서 방쪼개기가 성행해 각 지자체에서 꾸준히 단속에 나섰음에도 여전히 방쪼개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도내에 정비되지 않고 남아 있는 불법 건축물은 총 5만269곳으로, 2017년 2분기 3만5천949곳보다 더 증가했다.

이중 방쪼개기와 밀접한 주거용 위법 시공과 무단 용도변경은 1천58곳, 1천800곳에 달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무단 용도변경 500건을 적발해 이행강제금을 부과했지만, 징수는 절반 수준인 268건에 그쳤다.

단속 인원도 부족하고 이행강제금의 총 부과 횟수가 5회 이내(연 2회 이내)이다 보니 건물주들이 차라리 이행강제금을 내더라도 임대 수익을 얻고자 배짱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방쪼개기가 주차난 초래는 물론 화재 등 대형 사고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5년 1월 130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의 대형 화재도 '방 쪼개기'가 사고를 확대 시킨 원인으로 지목됐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처벌 수위를 높이지 않는 한 근절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처벌을 강화하면 소외계층들이 밖으로 내몰릴 수 있다"며 "이에 정부도 단속 외에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준성·강기정 기자 yayajoon@kyeongin.com

황준성·강기정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