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칼럼]정권심판론일까, 야당심판론일까

최창렬

발행일 2020-02-12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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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촛불혁명 초심잃고 기득권화·실정
한국당, 철학 상실·반역사적 극우 심판전망
안철수 국민당, 양극단 타파땐 중도세 규합
바람이 판세 좌우하는 총선 예측불허 승패


최창렬
최창렬 용인대 통일대학원장(정치학)
선거에는 인물, 정책, 정당, 선거구도, 돌발 악재 등 여러 변수가 있기 마련이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는 박근혜 탄핵의 영향이 가시지 않은 시기적 요인이 작용함으로써 더불어민주당 '바람'이 휩쓸고 지나갔다. 선거구도 즉 바람이 선거 판세를 좌우하는 선거에서는 인물과 정책 등 다른 요인들은 선거승패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

지난 한 해 한국정치의 블랙홀이었던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자유한국당은 강경 일변도의 장외투쟁과 원내협상에서의 정치력 부재로 핵심 지지층을 제외한 유권자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또한 태극기 세력 및 수구 세력과 연합전선을 형성함으로써 중도층은 물론 합리 성향의 보수 유권자의 지지도 얻지 못했다.

이는 집권 4년 차 민주당 정권의 경제실적과 남북관계에서의 실적 부재에도 불구하고 제1야당의 정당지지도가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조국 사태 때 나타난 극단화된 진영정치 국면에서 한국당은 반전의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당내에 체질화된 수구 DNA와 박근혜 탄핵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원천적 한계는 한국당을 수구 정당으로 빠르게 복귀시켰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도가 하락국면일지라도 여전히 한국당을 큰 차로 따돌리고 있는 상황이 이를 입증한다. 보수통합과 정당구도의 변화 등의 변수가 선거판을 크게 흔들 수 있는 상황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를 예상하는 것이 낯설지 않은 이유이다.

그동안 집권여당은 제1야당의 시대착오적 인식과 무능, 수구적 양태 등에 기인한 반사이익을 누려왔다. 남북문제, 경제, 민생개혁 입법 등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집권당이 한국당에 비해 안정적 우위를 유지하는 것은 야당의 무능 이외에 설명하기 어렵다.

2018년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과 관련한 청와대 인사들의 기소가 이루어졌지만 이 과정에서 법무부와 검찰의 대립구도는 확연해졌다. 지난해 조국 사태 때 시작된 검찰과 집권세력과의 갈등은 선거개입 사건과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사건, '하명 수사' 의혹 사건 등 청와대가 관련된 사건에서 더욱 증폭됐다. 이러한 사건들이 총선에 어떠한 결과로 나타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선거판세를 좌우할 선거구도가 아직 짜이지 않은 상태에서 선거정국은 오리무중이다. 몇 가지 예상이 가능할 것이다.

우선 야당심판론의 차원에서 '수구정당 패배론'을 들 수 있다.

박근혜 정권 때의 집권세력으로서 반성은커녕 오히려 탄핵에 찬성한 보수세력을 배신자로 몰아세우는 반역사적 정당의 극우적 행태는 결국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금 논의 중인 한국당, 새보수당, 우리공화당, 전진당 등의 보수통합이 철학과 정치적 지향을 상실한 채 이루어지는 기계적 선거공학에 그치고 민의에 의해 심판받을 것이라는 '예정설'과 맞닿아있다.

두 번째는 집권 4년 차에 치러지는 선거의 기본적인 프레임 차원에서의 '정권심판론'이다.

집권세력이 촛불혁명의 초심을 잃고 기득권화하면서 제1야당의 시대착오적 행태에 기인한 기저효과를 누려왔음은 물론 검찰개혁 등을 명분으로 청와대 관련 사건 등에서 진영의 이익에만 몰두했다는 비판이 저변에 깔려 있다.

최근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의 공소장 비공개 결정 등이 총선을 의식한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됐다는 의식이 보편화되면 여권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경제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남북관계 등의 정책적 실정에 무게를 두는 전망이다.

세 번째는 '중도세력 약진론'이다.

귀국한 안철수의 '국민당'이 보수 통합과 분명한 선을 그은 채 양 극단의 기득권 정당체제의 타파를 명분으로 중도를 규합한다면 어느 때보다도 승자독식에 찌들어있는 한국정당체제에 회의적인 유권자층을 공략할 수 있다는 추론이다. 또한 호남 기반의 통합도 변수다. 그러나 집단지성에 의한 선택은 항상 예측을 뛰어넘었다. 선거는 이제 시작이다.

/최창렬 용인대 통일대학원장(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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