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송도 자동집하시설 교체 연수구-경제청 '갈등'

"2천억대 부담주체 누락… 불평등 협약 재협의하자"

박경호 기자

발행일 2020-02-13 제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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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국제도시 자동집하시설10
최근 연수구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사용수명이 지나게 될 경우 2천억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한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정비비용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12일 오후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한 상가지구에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5년 법개정 '특례사무' 區 이관
"고의로 설명 안해 효력없다" 주장
불응땐 중앙분쟁조정위 상정 추진
주민부담 편의시설 불포함 판단도

장기적으로 2천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정비비용을 놓고 연수구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간 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다.

연수구는 지난달 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송도 자동집하시설 운영관리협약 재협의 요구서'를 보내 "기존 협약상 불평등한 조건에서 체결한 모든 조항을 재협의하자"고 공식적으로 요구했다고 12일 밝혔다.

송도국제도시는 지하에 깔린 53.6㎞의 수송관로를 통해 생활폐기물과 음식물쓰레기를 자동집하장으로 모아 처리한다. 2008~2013년 사이 가동하기 시작한 송도 자동집하시설은 현재 인천경제청이 소유하고 있고, 운영·관리는 연수구가 맡는다.

원래 인천경제청이 운영했으나, 2015년 경제자유구역법 개정으로 폐기물·하수도·공원녹지 등 이른바 '5대 특례사무' 업무가 자치구로 넘어가면서 자동집하시설 운영도 연수구 소관이 됐다.

연수구와 인천경제청은 업무 이관으로 인한 재정 부담을 고려해 경제청이 2020년까지 자동집하시설 운영비를 일부 지원하기로 하고, 이후 시설 소유권까지 연수구에 넘기기로 합의하는 협약을 2015년 말 체결해 2016년부터 시행했다.

연수구는 이 협약 자체가 효력이 없을 만한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선 구는 당시 인천경제청이 장기적으로 2천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는 자동집하시설 재설치 등 정비비용 부담주체를 고의로 누락한 채 협의를 진행해 협약했다고 주장했다.

인천경제청은 2007년 발표 자료에서 자동집하시설 사용수명인 30년이 다할 경우, 대수선비와 재설치 비용 등이 1곳당 200억원 이상 필요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또 연수구는 자동집하시설은 폐기물처리시설이 아닌 주민이 부담해 만든 편의시설로 '5대 특례사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연수구 관계자는 "인천경제청이 장기적으로 송도 모든 공구에 자동집하시설이 설치돼 사용수명이 지나면 2천600억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2015년 협약 체결 때부터 이미 알고 있었는데, 당시 연수구 지방세 세입은 897억원에 불과했다"며 "인천경제청은 막대한 재정부담에 대한 아무런 설명이 없었는데, 관련 법과 판례를 검토한 결과 협약 성립의 '중요사항'을 누락한 경우 그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연수구는 올해 상반기 중 인천경제청이 협약서의 모든 조항을 다시 협의하고, 올해 협약이 끝나더라도 경제청이 지속해서 집하시설 소유권을 갖고 운영비를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연수구의 재협의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 검토 중이다. 인천경제청은 당장 협의에 응하지는 않고, 연수구가 올해 추진하는 '자동집하시설 운영비 산정용역' 결과를 토대로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인천경제청이 연수구 요구대로 자동집하시설을 계속 소유하면서 운영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

연수구는 인천경제청이 재협의에 응하지 않을 경우 행정안전부의 중앙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한 조정을 추진하고, 장기적으로 인천경제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연수구 용역결과 등 객관적인 근거를 토대로 적법한 행정절차에 따라 협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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