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영통 원룸촌 또다시 흔드는 '보증금 미반환 사태'

손성배 기자

발행일 2020-02-18 제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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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가구 입주 '우리가 원룸Ⅲ' 임대인, 반환 미루다 연락 끊어
재산 빼돌리기·고의 축소 의혹… 사회 초년생 세입자 '소송'

'수원 오피스텔 세입자 보증금 미반환 사태'(2월 9일자 인터넷판 보도)가 같은 방식으로 수원 영통구 일대 또 다른 원룸촌으로 번져 피해자들이 무더기로 발생했다.

17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영통구 신원로 '우리가원룸Ⅲ(41호실)' 세입자들은 대부분 21~22㎡(약 7평) 원룸에 4천500만~4천700만원의 전세 임대차 계약을 맺고 입주해 살고 있다.

세입자들은 인근 기업 종사자들로 대부분 미혼의 20대 중반~30대 초반 사회초년생이다.

2015년 10월 입주한 세입자 이모(33)씨는 당시 41개 호실 중 4개 호실만 전세 계약이고 나머지는 모두 월세 계약이라는 공인중개사의 안내를 받고 건물주 A(56)씨와 전세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이 원룸 건물은 95% 이상 전세 계약으로 금융권의 선순위 근저당 설정 13억원과 36개 호실 전세보증금(총액 16억여원)의 합계액이 건물 전체 시세(약 23억원)보다 6억여원을 초과하는 이른바 '깡통 건물'이었다.

이씨의 계약 만료일자는 2017년 11월이었다. 묵시적 계약 갱신 상태를 유지하다 지난해 8월 '갭투자 주의보', '수원 오피스텔 보증금 편취 사건' 등이 알려지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주를 결심했다.

하지만 이씨는 이날 현재까지 여전히 단칸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계약 해지 통보를 하면서 지난해 11월까지 보증금을 반환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임대인은 새 세입자가 들어오면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겠다고 하다 올해 들어선 세입자들과 완전히 연락을 끊었다.

세입자들은 임대인이 재산을 빼돌린 정황도 있다고 주장한다.

A씨는 지난해 하반기 부인과 이혼을 하고 본인 소유였던 화성 동탄신도시의 아파트(시세 6억원)와 수원 팔달구 인계동 지하 2층 지상 7층짜리 도시형생활주택(시세 66억원)의 명의를 전 부인 명의로 변경했다. 별도 법인을 설립한 뒤 법인 소유로 용인시 기흥구 농서동의 2층짜리 상가를 신축하기도 했다.

당장 보증금을 떼일 처지가 된 세입자들은 공동으로 변호사를 선임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사해행위는 채무자가 고의로 재산을 줄여 채권자의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세입자 대표를 맡은 이씨는 "수십명의 젊은이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결혼까지 미루고 좁은 방에서 살고 있다"며 "공인중개사에 속고 임대인에 또 속았다"고 말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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